휴전 전후 두 군벌 공방 지속
4500여명 사상에 2만명 피난
![빵을 받는 수단 주민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cdn.newscj.com/news/photo/202305/3023869_3024470_1843.jpg)
[천지일보=최혜인 기자] 휴전이 끝나자마자 수단에서 두 군벌 간 노골적인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민간인 등 500명이 넘는 인원들이 숨지고 내국인 외국인 가릴 것 없이 수만명이 수단을 탈출하는 가운데 국가 기반 시스템인 의료체계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대로 사태 수습이 안 되면 국가 붕괴 위기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가디언과 BBC에 따르면 이날 나일강 건너 수단 수도 하르툼 북부와 인근 도시인 옴두르만에서는 격렬한 포격 소리와 함께 폭발과 충돌이 발생했다. 최근 일인자 격인 압델 파타 알 부르한 정부군 장군과 이인자 격인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신속지원군(RSF) 장군이 민간인 대피라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합의한 ‘일시 휴전’이 끝나고 나서다. 하르툼 남부에서는 준군사조직인 RSF가 정부군의 폭격에 대응해 대공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미사일 공방으로 주민들 삶의 터전이 언제 초토화될지 모르는 위기에 놓인 가운데 내전 장기화로 정작 물·음식·연료 등 생존 필수물품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수단 의사 노조는 이를 전쟁으로 인한 재앙이라고 말하기보다 “환경적 재앙”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바흐리 등 수도를 중심으로 곳곳에 물 공급이 중단돼 갈증에 허덕인 주민들이 나일강 물을 마시면서 심각한 질병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민간인들이 점점 더 고립되고 필수물자가 바닥을 보이면서 의사들과 구호 단체들은 수단 의료 시스템이 붕괴 직전에 직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수단 의사들은 일선 병원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완전히 문을 닫으면서 의료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수단 수도에 있는 병원의 16%만이 운영 가능할 뿐 나머지 병원들은 공격을 받거나 영향을 받아 문을 닫은 상태다.
게다가 유엔난민기구는 80만명 이상이 인근 국가로 탈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책임자는 “정부와 파트너들과 함께 80만명 이상의 수단인들이 이웃 국가에 도망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폭력이 멈추지 않는다면 이 일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후이다 엘하산 지역 마취과 의사는 응급 상황을 위해 병원 문을 열고 총격에 의한 상처와 포탄 파편에 의한 부상을 치료했지만, 현재는 출산, 당뇨 등 다양한 분야로도 환자들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매일 죽어가고 있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의료에 나섰다”면서도 “내전 후 병원을 계속 지키고 있지만 극도로 지친 상태여서 이대로 의료를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가디언에 토로했다.
한편 유엔 측은 두 군벌이 협상을 위해 인원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양측 회담은 날짜가 정해지는 대로 수단 인근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완전한 휴전’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다갈로 장군은 이 또한 일시 휴전이 전제돼야만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BBC에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