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신도들 아직도 금식 중”
케냐 정부 ‘대량 학살’로 규정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굶어 죽어야 예수를 만날 수 있다’는 목사의 말을 듣고 집단으로 금식한 케냐의 한 교회 신도 사망자 수가 89명으로 늘어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키투레 킨디키 케냐 내무장관은 “어제 발표된 73구 외에 오늘까지 16구를 추가로 발견해 총 89구가 됐다”고 밝혔다. 생존자 수는 3명이 증가해 총 34명이다.

케냐 경찰은 300만㎡ 면적의 샤카홀라 숲을 전면 봉쇄하고 시신 발굴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숲에서 60개 이상의 흙무덤이 발견됐다. 경찰이 이 가운데 약 1/3을 수색한 결과 일부 흙무덤에서 최대 7구의 시신이 한꺼번에 발견됐다. 부모 2명과 자녀 3명이 나란히 누운 일가족의 주검도 발견됐다.
케냐 적십자사는 현재까지 212명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일부 신도는 아직도 숲에서 금식을 지속하고 있어 수색 작업이 지연될 경우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경찰은 주민들이 사라진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실종자들은 기쁜소식국제교회 신도들로 파악됐다. 이 교회 신도들은 ‘스스로 굶어 죽어야 예수를 만날 수 있다’는 폴 매켄지 은탱게 목사의 말을 듣고 숲에서 최소 일주일에서 3개월간 금식 기도를 했다. 경찰은 신도들을 집단 아사하게 한 혐의로 은탱게 목사를 체포했다.

케냐 정부는 이번 사건을 ‘대량 학살’로 규정하고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은 악랄한 행위를 위해 종교를 이용한다”며 “매켄지도 같은 이유로 종교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은탱게 목사는 지난 2017년 ‘성경에서 교육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신도들에게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도록 강요한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은탱게 목사는 지난달에도 부모가 아이 2명을 굶겨 죽게 한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가 됐다가 보석금 10만 실링(약 97만원)을 내고 풀려났다.
은탱게 목사는 현재 구금된 상태다. 은탱게 목사는 내달 2일 법원 심리가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