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의사당 기자회견
2006년 이후 다섯 번째 서명
“완전한 사형 폐지 국가 돼야”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한국 천주교가 사형제 폐지와 대체 형벌 도입을 촉구하는 입법 청원에 7만 5843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주교단,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천주교 신자 7만 5843명에게 서명을 받은 사형제 폐지 입법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사형을 폐지하고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등 규정이 담긴 ‘사형폐지에관한특별법안’이 지난 2021년 10월 발의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1년 6개월간 계류 중이다. 한국 천주교가 국회에 사형제 폐지 입법 청원서를 제출하는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정의평화위원장 김선태 주교는 이 자리에서 “사형제도를 통해 또 다른 폭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폭력의 악순환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태 주교는 사형제도의 ‘완전한 폐지’에 대해 “보다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가와 사회가 앞으로 더 크고 무거운 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김선태 주교는 “완전한 사형 폐지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며 “사형제도 폐지라는 전 세계적인 부름에 응답해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장 현대일 신부는 “서명한 신자들은 사형이 답이 아님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일 신부는 “사형시킨다고 흉악범죄로 죽은 피해자들이 돌아오는 건 아니다”며 “사회 불평등 (해소)과 사회 약자에 대한 지원 확대 등 근본적인 해결, 사회복지에 힘써서 흉악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힘써주기를 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입법 청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인재근, 진선미, 박주민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의 소개를 받았다.
한국 천주교는 앞서 ▲지난 2006년 11만 5861명 ▲2009년 10만 481명 ▲2014년 8만 5637명 ▲2019년 10만 5179명 등 총 네 차례에 걸쳐 국회에 입법 청원 서명을 제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12월 30일 사형이 확정된 23명에 대해 형을 집행한 뒤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국제앰네스티는 우리나라를 ‘실질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