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2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5.18 기념식 참석차 무거운 광주行… 취임기념 행사 無
계파갈등 수습 위해 ‘쇄신안’ 꺼내… 뾰족한 해법 없어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29 재보선 참패 후폭풍으로 ‘풍전등화’의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로 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았다.

문 대표는 5.18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주를 찾았지만, 성난 호남 민심을 달랠 구체적인 당 쇄신방안을 내놓지 못해 발걸음이 무겁다.

게다가 지난 14일 발표가 보류됐던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문건이 공개되면서 계파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 글에서 문 대표가 ‘공천권 요구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정면돌파 입장을 드러내 비노(비노무현)진영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쇄신책 중 하나로 마련한 ‘초계파 혁신기구’에 대해서도 아직 로드맵조차 내놓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문 대표는 17일 비공개 대책회의를 열고 혁신기구의 구성과 운영 방향, 활동 기간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못했다.

또 국회 사랑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며 자축했던 취임 50일과는 달리 100일 기념 행사도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직후 문 대표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유능한 경제정당’을 앞세워 대안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또 중도층 끌어안기와 동시에 친노(친노무현)인사를 당직에서 배제시키는 등의 ‘탕평인사’를 통해 화합을 강조했다.

그 결과 10% 초반대에 머물렀던 당 지지율은 30%를 웃돌 정도로 상승했고, 문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 1위로서의 입지도 다져나갔다.

문 대표는 취임 5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겨우 꺼져가는 불씨를 살려낸 정도다. 마늘과 쑥을 더 먹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불거졌던 ‘특별사면 특혜 논란’과 성완종 파문 속에서 치러진 4.29 재보선에서의 참패로 50일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여기에 비노진영을 중심으로 4.29 재보선 참패의 책임론이 들끓으며 문 대표의 리더십이 뿌리째 흔들렸고,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 발언’ 논란으로 인한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까지 겹쳐 ‘문재인호(號)’는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는 극에 달한 당의 내홍을 수습하기 위해 ‘쇄신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계파갈등을 수습할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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