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연합뉴스)
“갱년기도 힘든데, 가짜 백수오라니” 소비자 분통
“3~4월 이전 제품은 진짜다?… 믿을 수 없어”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가짜 백수오’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가짜 백수오’ 관련 피해자 모임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 2일 개설된 ‘가짜 백수오 피해자모임’이라는 네이버 카페의 개설자는 “제품을 판매한 여러 홈쇼핑에서는 환불이나 피해보상에 대해 방관하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힘을 합쳐 법무법인과 협의해 단체소송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백수오 환불 법률상담’ 네이버 카페를 개설한 카페지기도 회원들에게 “구입년도, 구입방법, 구입가격, 피해내역(복용 후 부작용들) 등을 상세하게 작성해달라”는 글을 남겼다.

소비자들의 신뢰는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소비자보호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이전에 시판된 제품도 검사를 통해 진짜 백수오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카페의 닉네임 ‘티그리스’라는 회원은 “3~4월에 만든 건 가짜고, 그 이전 것은 진짜라고 하는데, 믿을 수 없다”며 “먹는 걸로 장난치는 사람들은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닉네임 ‘헬레나’라는 회원도 “홈쇼핑에선 식약처와 소비자보호원이 검사하기 전 제품은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적어도 6개월 전 제품까지 다시 검사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짜 백수오’ 제품을 먹고 간 기능 악화 등 건강이 안 좋아졌다는 일부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같은 제품임에도 홈쇼핑에서 구매한 경우엔 백화점·마트와 달리 당장 환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린라떼’라는 닉네임의 회원은 “(문제의) 백수오를 2년 전부터 꾸준히 복용해왔는데, 몸이 너무 안 좋아졌다”고 우려했다. 닉네임 ‘gkrg****’ 회원도 “1년 6개월 정도 먹고 있던 차에 지난달 초 건강검진을 받았다. 술도 먹지 않는데 ‘간 이상소견’으로 재검을 받았다”며 “돈 주고 독을 사서 먹었는데, 홈쇼핑 측은 피해 보상은커녕 환불도 해주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건강을 염려하는 카페 회원들에게 빠른 시일 내 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백수오 열풍을 몰고 온 홈쇼핑 업계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환불 조치 압박을 받고 있다. 실제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내츄럴엔도택의 지난해 백수오 매출 1240억원 가운데 75%가 넘는 940억원이 홈쇼핑을 통해 판매됐다.

소비자보호원은 4일 CJ오쇼핑, GS홈쇼핑, NS홈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홈앤쇼핑 등 6개 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가짜 백수오’ 관련 소비자 피해 보상 방안을 논의했다. 소비자원은 “시중에 판매되는 백수오 제품의 90% 이상이 가짜로 확인됐다. (조사 이전에 유통된) 기존에 판매된 제품에도 이엽우피소가 포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홈쇼핑 업계는 소비자들의 불만 해소 및 자사 고객 보호 차원에서 자율적인 소비자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현재 백화점·대형마트는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구입 사실 입증만으로도 구입가를 환급하고 있다”며 홈쇼핑업계도 이를 참고한 보상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홈쇼핑 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소비자원의 주문대로 적극적인 환불 조치를 취하게 되면 금전적 피해가 막대하고, 일반적 환불 규정만 적용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신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이날 “내부 검토를 통해 조속히 보상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규모 환불 부담에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지는 미지수다.

소비자원은 이번 주 중 2차 간담회를 갖고 홈쇼핑 업체가 마련한 안을 종합해 오는 8일 소비자피해 보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각 사마다 판매금액과 정책이 달라 환불방안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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