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대학교수 가운데 절반정도가 교수 신분에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학 구조조정으로 학문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수신문은 창간 23주년을 맞아 전국 4년제 대학 조교수 이상 전임교수 785명(명예교수 포함)을 대상으로 교수사회의 정체성을 진단하기 위해 ‘지금, 대학교수로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벌인 설문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교수 신분에 불안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한 교수는 45.5%로 지난 2013년(43.3%)보다 조금 늘었다. 성별로 보면 여교수(53.5%)가 남교수(43.9%)보다 불안심리가 증가했다. 남교수는 2013년(42.7%)과 비슷했지만 여교수는 2013년(46.5%)보다 불안해했다.
특히 젊은 교수들은 더 불안을 느꼈다. 응답자 중 40대가 2013년 54.7%에서 68.4%로 늘었으며, 재직기간이 5~10년 된 교수(67.7%)의 불안감이 가장 컸다.
이는 대학 구조조정이 가속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학교수들의 75.8%는 지금처럼 정부와 대학 당국이 추진하는 정원감축과 학과개편 등 대학 구조조정이 계속된다면 학문 후속세대가 단절돼 학문 생태계가 붕괴할 것으로 우려했다.
교수 73.0%, 부교수 79.8%, 조교수 84.1% 등 직위가 낮을수록 더 우려했다. 수도권 대학 교수(70.4%)가 비수도권 대학(52.4%)보다 학문 후속세대 단절과 학문생태계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큰 점이 눈길을 끈다.
반면 교수들은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다시 직업을 선택해도 대학교수가 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는 74.9%였다. 하지만 교수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2013년 44.3%에서 31.3%로 감소했다.
교수신문 문성훈 편집기획위원(서울여대 교수)은 “학생 감소와 대학 재정 위기에 대해 교육부는 구조조정의 칼자루만 쥐겠다고한다”고 지적하고 “교수들이 일종의 잉여인간처럼 되고 말았다는 자괴감을 엿볼 수 있다”고 총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