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G 등 외국계 투자자 특별 제안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현대자동차가 국내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이사회 내에 ‘주주권익보호위원회(가칭)’를 구성할 것을 검토한다.

현대차는 13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외국계 투자자들의 의견을 모은 특별발언을 통해 이 같은 제안을 받았고, 이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네덜란드 공무원연금 자산운용회사인 APG의 박유경 아시아지배구조 담당이사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의견을 모은 특별발언으로 “주주들의 고민들 최대한 해소하고 글로벌 표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이사회 내부에 ‘거버넌스 위원회(가칭, 주주권익보호위원회)’를 구성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어 “구체적인 위원회 운영 방식과 관련해서는 매년 사외이사 대표 이름으로 성명서를 내거나 보고서 형식으로 공식 발표해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사외이사 중 한 명을 주주의 권익 보호를 담당하도록 임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제안사항은 소액주주 보호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당사에서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회사의 경영환경과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을 고려해 이사회 규정 등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이사들이 경영진의 경영계획 등을 승인할 때 주주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반영해달라는 요구다. 이번 제안은 APG를 비롯해 네달란드 연기금 PGGM, JP모건 등 20여개 외국계 기관이 의견을 모아 6개월 전에 현대차에 전달한 사안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한전부지를 감정가의 약 3배인 10조 5500억원에 낙찰 받아 주가가 급락했고, 주주들로부터 주주의 이익을 무시한 처사라며 비판받은 바 있다.

현대차는 외국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이번 제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위원회 구성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주주권익보호위 구성을 통해 주주들을 위해 노력한다는 이미지를 주고, 현대차그룹의 의사결정과 지배구조에 대한 외국계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해소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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