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 용산구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담뱃값 인상 이후 용산구 금연클리닉 신규등록자 수는 최대 14배 증가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신규 등록자 작년보다 3배
회사서도 금연 ‘열풍’ 불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담뱃값도 너무 비싸고… 이참에 끊어보려고 합니다.”

작심삼일이더라도 금연을 결심하는 새해. 정부의 금연정책으로 10년 만에 2500원 선이었던 담뱃값이 2000원 가까이 오르자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도 2배 이상 늘었다. 이 여파로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을 찾는 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영하 7℃의 추운 날씨지만 12일 서울 용산보건소 금연클리닉은 금연 열기로 ‘후끈’했다. 오전 9시 금연클리닉의 문이 열리자 금연 희망자들이 하나둘씩 들어섰다.

“기계의 숫자가 0이 되면 후~ 하고 불고 난 후 어떤 숫자가 나왔는지 알려주세요.”

먼저 금연 상담사는 체내 일산화탄소(CO)를 측정하기 위해 원통 모양의 깔때기가 달린 하얀색 CO 측정기에 숨을 내뱉으라고 지시했다. 기계에 표시된 숫자가 20 이상이면 ‘헤비스모커’, 11~20이면 ‘스모커’, 7~10이면 ‘라이트 스모커’다. 비흡연자의 경우 기계에 입을 대고 바람을 불면 5 이하가 나온다.

이후 가벼운 상담에 들어갔다. 지난 한 주간 니코틴 의존도는 얼마나 줄었는지, 술이나 커피는 자제했는지 등의 내용이다. 상담이 끝나자 금연 패치 한 주 분을 처방했다.

처음 금연클리닉을 방문하면 ▲CO 측정 ▲금연 의지확인 ▲금연방법 결정 ▲상담카드 작성 ▲흡연욕구 조절 ▲금연 패치․손 지압기 등을 진행한다. 개인마다 상황과 의지가 달라서 주 1회 5차 상담이 진행된다. 추후에는 문자와 전화로 상담 및 독려를 하고 결심일 이후 6개월이 됐을 때 금연에 성공하면 클리닉 측은 금연 성공용품을 제공한다.

지난주 화요일 금연클리닉을 처음 방문했다는 김희준(72, 남,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씨는 “55년 동안 담배를 피우다 처음 금연을 시도한다”며 “담배 생각이 나긴 했지만 패치를 붙이고 클리닉에서 말한 주의사항을 지키니 참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장이 용산구에 있다는 지순근(37, 남, 경기도 안산시)씨는 “담뱃값도 올랐고 7, 3살 두 아이가 있는데 아이들이 흡연하는 걸 싫어해서 금연을 결심했다”며 “요즘 회사도 금연하는 분위기다. 담배 피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금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 ⓒ천지일보(뉴스천지)

담뱃값 인상 이후 용산구 금연클리닉 신규 등록자 수는 급증했다. 용산구 보건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하루 평균 60~70명이 클리닉을 방문했다. 담뱃값 인상이 확정되기 이전인 지난해 1~8월(평균 5명)과 비교하면 14배 이상 대폭 늘어난 수치다.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는 “평소에도 새해가 되면 클리닉 방문자가 20명가량으로 늘지만 이와 비교해도 3배 이상 증가했다”며 “담뱃값 인상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클리닉 성공률은 절반 정도다. 지난해 금연 6개월 성공률(2014년 12월 31일 기준)은 50.2%다. 중도 포기하거나, 연락이 두절된 사람은 통계에서 제외됐다. 즉 클리닉의 프로그램에 맞춰 꾸준히 상담하고 충실히 노력하다 보면 금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올해 다양한 금연 지원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건소 금연클리닉 상담 인력을 2배(평균 2.4명→4.8명)로 확충하고 일반 병·의원을 통해서도 금연상담과 금연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금연상담전화의 상담인력도 기존 21명에서 35명으로 증원한다. 2월부터는 일반 병·의원 금연클리닉에 대한 건강보험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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