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시작해 20년간 이어져
평양 장충성당서도 함께 기도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민화위)가 지난 1995년 시작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화해미사)’가 6일 1000번째 미사를 가졌다. 남북의 평화를 기원하는 화해미사는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명동대성당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번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1000차 미사’는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했다. 강론은 민화위 초대 위원장을 역임한 최창무 대주교가 맡았다. 최 대주교는 초기 4년간 민화위 위원장을 맡았으며 1998년 5월 한국 주교로는 처음으로 사목 목적으로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최 대주교는 “20년 전 광복 50주년이자 분단 50년이었을 때, 김수환 추기경이 ‘분단 50년이라니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지 않겠냐’고 하셨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분단 70년이다”고 상기시키며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가 시작된 배경에 대해 전했다.
그는 ‘통일’을 이야기하니 결국 싸우게 되더라면서 독일 정부와 종교계가 ‘화해’와 ‘하나 되는 것’을 위해 노력한 것을 들어 남북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게 됐던 것을 설명했다. 그는 “신앙인들이 같은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게 기도”라면서 남북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게 된 것과, “옳은 것을 위해 신앙인들이 무슨 희생을 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기도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나눔’을 위해 모금을 시작한 것을 이야기했다. 덧붙여 그는 “누군가는 대북 지원을 ‘퍼준다’고 표현하는데, ‘나눈다’고 말하면 최소한 미움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주교는 또 “요즘은 남북 갈등뿐 아니라 남남 갈등도 문제”라고 지적하며 남남 갈등 해결을 위한 화해 기도를 부탁했다. 그는 “미움과 적개심을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서로를 비방하고 미워하는 일을 그치자고 당부했다.
화해미사는 1995년 3월 7일 당시 서울대교구장이었던 고(故)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이 첫 미사를 집전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년간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명동대성당에서 진행돼 왔다. 민화위와 북한의 천주교 공식기구인 조선카톨릭협회(회장 장재언)가 지난 1995년 8월 15일 합의해 제26차 화해미사부터는 평양 장충성당에서도 함께 매주 화요일 저녁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가 봉헌되고 있다.
민화위는 이번 1000번째 미사를 계기로 남한의 신자 1명이 북한의 옛 54개 천주교 성당 중 한 곳에 영적으로 속하도록 하는 기도운동인 ‘영적신자운동’을 시작한다. 민화위는 “우리와 한 형제인 북녘 교회를 다시금 기억하며, 헤어지고 갈라진 형제가 서로 용서하고 진정한 일치를 이루기 위한 운동”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