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총장 선출을 앞둔 동국대가 조계종단의 총장선거 개입 논란에 휘말리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학교 내에는 종단 개입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으며, 교수협의회와 학부생, 대학원생 대표들은 잇따라 비판 성명을 발표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동국대 총학생회 예비 집행부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준비위원회 등 학생들은 15일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장선거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학생회 대표들은 “종단의 총장선거 개입 사태에 대한 문제 해결을 조계종 종단과 학교 법인 이사회에 촉구한다”면서 ▲총장선거 중단 및 진상 조사 착수 ▲총장후보추천위원회 재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총장 선출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달라는 뜻도 밝혔다.
이들은 김희옥 총장의 후보사퇴에 대해 “조계종단의 개입이다.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우리 대학의 명예와 위신을 송두리째 내던진 행위와 다를 바 없다”면서 “대학 구성원들을 존중하지 않는 종단의 태도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14일 동국대 교수협의회도 총장선거의 절차적 정당성 회복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수협은 “총장선거가 비민주적 방식으로 파행되고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이사회는 총장 추대 관련 규정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대학 구성원의 민주적 참여를 보장하고, 구성원들의 뜻을 최대한 존중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김희옥 총장의 후보직 사퇴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 있는 조치도 요구했다. 교수협은 “김희옥 후보 사퇴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점들을 진상 조사해 책임을 밝히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피력했다.
김희옥 총장은 11일 “종립대학의 총장직은 1회로 한정함이 좋고 연임은 적합하지 않다는 종단 내외의 뜻을 받들어 재임의 뜻을 철회하고 제18대 총장 후보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의연 교수도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종단의 선거개입으로 김희옥 총장이 후보에서 사퇴하는 황당하고 참담한 모습을 지켜봤다”며 “총장후보이기 전에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불전 앞에서 무릎 꿇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사퇴의사를 밝혀 파문이 커졌다.
2명의 총장 후보가 잇따라 사퇴하며 현재 남아 있는 보광스님(불교학부 교수)이 차기 총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