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까지… 올해 65억 목표
신용카드·ARS·물품도 가능
“사회적 약자의 희망될 것”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땡그랑 땡그랑’ 연말 따스한 이웃사랑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구세군 자선냄비가 거리모금에 들어갔다.
구세군 자선냄비본부는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자선냄비 시종식을 열고 올해의 거리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거리모금은 76개 지역 360곳에서 진행된다. 모금활동에 참가하는 자원봉사자는 약 5만 명이며 거리모금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5억 늘어난 65억 원이다.
한국구세군 박종덕 사령관은 “1928년부터 86년째 이어지는 자선냄비 모금활동을 통해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이 희망으로 2015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자선냄비의 사랑의 종소리를 힘껏 울릴 것”이라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박 사령관은 “자선냄비는 이웃들의 삶과 희망을 되찾아 주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가슴을 울려 더 풍성하고 따뜻한 나눔 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데 일조하는 역할을 성실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따뜻한 이웃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자선냄비는 거리모금을 비롯해 톨게이트·교회·찾아가는자선냄비·물품후원·기업·온라인·정기후원회원모집·ARS모금 등의 방법으로 진행한다. 현금을 거의 들고 다니지 않는 현대인들을 고려한 신용카드 기부가 눈길을 끈다. 현장에서 결제기능이 있는 디지털자선냄비를 통해 기부자가 2000원, 5000원, 1만 원, 1만 5000원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다.
또 냄비 모양의 빨간 저금통 2만여 개는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내져 꼬마 기부 천사들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린다. 어린이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될 자선냄비 인형 ‘따끈이’도 거리로 나섰다.
이날 시종식에서는 정조국(축구선수)·김성은(배우) 씨 부부가 홍보대사로 위촉됐으며, 팝페라 가수 이사벨이 구세군 자선냄비 첫 공식 주제가 불렀다. 구세군 사상 공식 주제곡이 발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늘어나는 얼굴 없는 기부 천사들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품어주는 기부 천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선냄비 모금액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 이후 꾸준히 늘어 지난해엔 성금이 97억 원 이상 모이기도 했다. 매년 익명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나타나는 가운데 지난해에도 얼굴 없는 거액의 기부자가 감동을 전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명동 입구의 자선냄비에 1억 원짜리 수표와 자필편지를 전했다. 60대 한 남성이 남긴 편지에는 “생전에 사랑과 감동을 주셨고 지금도 왕성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나라의 부흥, 경제발전 고도성장의 주역이셨던 분들이 지금은 나이가 들어 병마에 시달리는 불우이웃이라면 이분들이야말로 이웃의 도움이 필요하고 나라의 도움을 받아야 할 분들이 아닌가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시민은 2011년과 2012년에도 각각 1억 1천만 원과 1억 570만 원을 기부했다.
같은 달 26일에도 구세군 모금통장으로 1억 원이 입금됐다. 앞서 12일에는 명동 예술극장 앞 자선냄비에서 6800만 원 상당의 무기명 채권이 발견됐다. 구세군 측은 “1000만 원을 현금으로 넣고 가신 분도 계시고, 100만 원짜리 수표 10장을 맡기신 분도 있었다”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구세군 자선냄비 유래
자선냄비는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그 첫 종소리가 울렸다. 당시 도시 빈민 1000여 명을 먹여 살려야 했던 구세군 사관(조셉 맥피 정위)은 성탄이 가까워 오자 앞길이 막막했다. 그러던 중 조셉 맥피는 옛날 영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누군가가 사용하던 방법을 떠올렸다. 그는 부두로 가서 큰 쇠 솥을 다리를 놓아 거리에 내걸었다.
그리고 그 위에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써 붙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성탄절에 불우한 이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할 만큼의 충분한 기금을 마련하게 됐다.
한 사관의 따뜻한 마음이 오늘날 전 세계 100여 개 나라의 구세군 자선냄비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1928년 12월 15일 당시 한국 구세군 사령관이었던 박준섭 사관이 서울의 도심에 자선냄비를 설치하고 불우 이웃을 돕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