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둘레길 코스. (자료 : 서울시)

157km 걸어서 서울 한바퀴… 8코스 총 35곳 볼거리 풍성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병풍처럼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 수도 서울. 서울시 외각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곳곳에 위치한 전통 있는 사찰 및 유적지 등을 천천히 걸으면서 보며 즐길 수 있는 둘레길이 마침내 완성됐다. 서울시는 시 외곽을 크게 한 바퀴 돌 수 있는 8개 코스 총 157km ‘서울둘레길’을 모두 연결해 지난달 중순 전 구간 개통했다. 2011년 조성 시작 이래 4년 만이다. 서울둘레길 코스에 포함된 역사·문화자원만 해도 관음사, 천주교삼성산성지, 윤봉길의사기념관, 봉수대 등 35곳이다. 이 가운데 단연 많은 수를 차지하는 곳이 사찰이다.

◆‘힐링’ 산사체험… 천년고찰 문화 배우다

 
불교계에 따르면 서울둘레길에 위치하거나 주변에 자리한 주요 사찰은 조계종 사찰 기준으로 25곳에 이른다. 서울 권역은 아니지만 둘레길 인근에 위치한 경기지역 사찰까지 포함한 사찰 수다.

둘레길 1코스에 있는 학림사는 671년(신라 문무왕 11년) 원효스님이 창건했다. 고려 공민왕 당시 나옹혜근 스님이 수행했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나한기도도량으로 유명하다. 학도암은 1624년(조선 인조2년) 무공스님이 불암산에 있던 옛 절을 옮겨 창건한 절이다. 특히 대웅전 뒤편 암벽에는 조선 명성황후의 염원에 의해 1872년 조성된 높이 22.7m, 폭 7m의 거대한 ‘마애관음보살좌상(서울시유형문화재 제124호)’이 있는데, 조선 후기의 뛰어난 마애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4코스의 대성사는 384년 인도 마라난타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조선 명종 때는 보우스님이 머물며 불교 중흥을 모색했으며, 근대에는 용성스님이 만해스님과 더불어 천도교의 손병희, 기독교의 길선주 등과 힘을 합해 민족과 종교의 중흥을 도모했다.

5코스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이 즐비하다. 관음사는 895년(신라 진성여왕 9년) 도선대사가 세운 비보사찰(裨補寺刹) 가운데 하나다. 조선 영조 대까지 사격을 갖추고 있었음을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1863년(철종 14년) 철종의 장인 영은부원군의 시주를 받아 다시 고쳤다.

7코스의 봉산에는 수국사가 있다. 1459년(조선 세조 5년) 세조가 의경세자의 극락왕생을 위해 경릉 동쪽에 정인사(正因寺)라는 이름으로 건립했다. 그 후 1504년(연산군 10년) 화재로 소실돼 폐허로 남아 있다가 몇 번의 중수를 거쳐 1900년(광무 4년) 고종의 내탕금(內帑金)으로 현재의 위치인 갈현동 태화산(太華山) 자락에 다시 짓게 됐다. 수국사는 황금법당으로 유명하다.

북한산 줄기인 8코스는 사찰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둘레길에서 가장 인접한 화계사는 1522년(조선 중종 17년) 신월선사가 창건한 절이다. 원래는 고려 때 법인대사 탄문이 화계사 인근에 보덕암(普德庵)을 세우고 오랫동안 법등을 이어왔는데, 신월선사가 현재의 자리로 옮겨 짓고 절 이름을 화계사라고 했다. 이후 왕실의 비호 아래 절의 특색을 살리면서 착실히 발전해온 화계사는 특히 흥선대원군의 원찰이라 불릴 정도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한다.

이외에도 이 코스에는 신라 말엽의 고승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선사, 동쪽의 불암사, 남쪽의 삼막사, 북쪽의 승가사와 함께 서울 근교를 대표하는 4대 명찰로 꼽히는 진관사, 만해스님의 상좌였던 춘성스님이 주지를 지내는 등 주로 선사들이 많이 찾는 참선도량으로 널리 알려진 망월사 등 한국전통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사찰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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