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고위급 회담 주목
의제 논의에 진정성 달려
북한 태도 변화 촉각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북한 최고위급 실세의 방남이 남북관계 개선의 촉매제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경색됐던 남북관계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북한 대표단의 방남에 따라 대화 국면으로 전환됐다. 문제는 북한의 움직임이 2차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실제로 남북관계는 최근 몇 달간 대화와 긴장 국면이 반복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1월경에도 남북 간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경색 국면으로 돌아섰다.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됐으나 북한이 응원단 파견 취소로 찬물을 끼얹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상황에 따라 긴장과 대화 국면을 동시에 구사하는 북한의 전술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 실세 대표단의 이번 방문 역시 다양한 분석을 낳고 있다. 우선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북한이 그동안 문제 삼았던 남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있다.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대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북한식 특단의 카드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번 북측 대표단의 방남에서 구체적인 의제가 논의된 것은 아니어서 2차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의 진정성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남북관계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된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금강산관광 재개, 핵 문제 등이 의제로 올라왔을 때 북한이 전과 다름없는 태도를 보인다면 남북관계 역시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앞두고 일종의 떠보기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안찬일 (사)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은 ICBM 발사와 4차 핵실험 전에 남북관계를 한 번 노크해보고 잘 되면 유화 모드로 가고, 안 되면 강경 모드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으로 남북 대화의 틀이 마련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남북 간 유화 모드 조성에 실패할 경우 북한이 그 책임을 우리 정부에 떠넘기고 핵실험 등 강경 대응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