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숭례문, 경복궁, 원자력발전소, 국회의사당 등 전국 주요 시설에 불량 불꽃감지기 수만 대를 납품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불량 불꽃감지기 2만 3000여 대를 생산해 전국 2500여 곳에 납품한 혐의로 경기도 성남 소재 K사 대표 김모(60) 씨와 기술이사 이모(40) 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불꽃감지기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적외선과 자외선 등을 센서로 인식해 식별해 내는 장치다.
업체가 불꽃탐지기를 생산해 납품하려면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 생산 전 승인을 받는 ‘형식승인’과 제조 후 설치 전에 성능을 검사하는 ‘생산제품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K사는 정상 제품을 별도로 생산해 형식승인을 통과한 후 생산제품검사 가운데 화재가 아닌 빛 등에 반응하지 않는지를 점검하는 ‘부작동 시험’에서는 리모컨을 이용해 출력 전원을 24V에서 12V로 의도적으로 낮춰 승인을 받았다.
K사는 실제 납품 시에는 정상 부품 대신 불꽃 감지 범위가 50m 기준에 30m, 30m 기준에 10m 등 품질이 떨어지는 센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한 뒤 전국에서 K사의 제품 455개를 견본으로 수거했다. 검사 결과 모두 ‘불량’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는 숭례문이나 원자력발전소 같은 주요 시설에 설치된 것들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소방방재청 등 관계기관에 통보해 모든 불꽃감지기에 대해 재점검과 교체를 하도록 했다”며 “이 같은 범죄가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업체나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