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김규은(1941~ )
씨앗 속에는 내일이 산다
그 얼굴 기다려
나는 지금 쪼그리고 앉아
씨앗을 본다
꿈을 꾼다
[시평]
씨앗 속에는 이제 발아를 해야 할 새로운 생명이 비밀스럽게 내장돼 있다. 그래서 모든 식물의 씨앗에는 이 생명을 키우기 위한 중요한 영양소가 가장 많으며, 이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독성(毒性) 또한 함유돼 있다고 한다. 생명은 키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소를, 또 소중하게 지켜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독성을 지닌 것이리라.
씨앗 속에 비밀스럽게 내장돼 있는 생명은 어느 의미에서 우리의 ‘내일’이다. 우리가 모두 새롭게 열어가야 할 ‘내일’이다. 우리의 앞에 펼쳐질 내일이라는 생명은 어떠한 것일까. 누구나 마음으로 기다려진다. 그리고 꿈을 꾼다.
기다리는 마음과 기다림으로 인해 꾸게 되는 꿈, 이러한 마음이 곧 씨앗에 내장된 생명을 지키고 키우기 위한 ‘영양과 독성’이 아니겠는가. 보이지 않는 ‘영양과 독성’, 아마도 이는 생명을 키우고 지키고자 하는 진정한 모성(母性)이리라. ‘모성’은 중요한 영양소와 독성 모두를 함유하고 있는, 소중한 무엇이리라.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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