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불교계가 외세의 침략에 맞선 호국의승들의 영령을 기리는 ‘호국의승의 날’ 제정 운동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조계종은 오는 27일 오전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호국의승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 추진위원회(위원장 자승스님)’ 발족식을 거행한다. 발족식 행사가 끝난 뒤에는 참석 내외빈의 서명을 시작으로 호국의승의 날 제정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등 각종 국가 위기상황에서 의승들이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했음에도 이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한국사를 살펴보면 전란 등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가와 백성을 위해 헌신한 스님들이 적지 않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서산대사는 ‘팔도십육종도총섭(八道十六宗都摠攝)’직을 맡아 73세 노구를 이끌고 평양성 전투에 참여해 왜적을 퇴각시켰다.

또 처영대사는 권율 장군과 함께 행주산성 전투에서 승리했고, 사명대사는 노원평 전투에서 승리해 한성 수복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승군은 신분이 승려라는 이유로 나라로부터 공을 인정받지 못한 채 무명용사의 상징으로만 남았다.

세월이 흘러 조선시대 조정은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 승장과 승군의 공훈을 인정해 대흥사, 표충사 등에 사액을 내리고 국가제향을 지내도록 했으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국가제향의 맥은 끊어진 지 오래다. 현재는 해남 대흥사, 밀양 표충사 등에서 개별적 추모재를 지내고 있을 뿐이다.

한편 조계종은 지난 6월 25일 호국의승의 날 제정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으며, 조계종 중앙종회도 호국의승의 날 제정을 종단의 중점사업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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