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줄이 영화 보고 트위터 올리고… 단골 화제 부상
검찰, 비리 의혹 의원‘ 무더기 구속’ 여부 관심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선거 정국에서 벗어난 여의도 정치권이 유명인 마케팅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 영화 ‘명량’의 흥행으로 국민적 관심이 큰 이순신 장군과 25년 만의 교황 방한으로 여론의 눈길이 쏠린 프란치스코 교황이 정치권의 주요 화제로 오른 상태다. 이들의 리더십을 배워 현재의 난국을 타개해 나가자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된 목소리다.
여권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그린 영화 명량 보기 열풍이 한창이다. 진원지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는 지난 6일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서 명량을 관람했다. 육군 28사단 윤일병 사건 등 군 가혹행위 문제로 소집한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선 “이순신 같은 지휘관이 돼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후 새누리당 의원들도 줄줄이 영화관으로 향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13일 박대출 대변인 등과 함께 명량을 관람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지난 9일 영화를 봤다. 다른 의원들도 속속 영화 관람에 동참하고 있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명량 보기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이순신 리더십이 화제에 오르긴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이 이순신 리더십을 세월호 특별법 공방, 군 가혹행위 논란 등으로 난국에 빠진 국정 현실에 적용하고 있다면, 새정치연합은 이를 재보선 참패에 따른 자당의 위기에 대입하고 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에 참패한 이후 트위터에 이순신 장군의 글을 올려 자신의 심경을 드러냈다. 명량 관람 후기를 트위터에 올린 전병헌 전 원내대표는 “말로만 혁신하고 실천과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지 못한다”며 “20세기 체형과 생각에 머물러 있는 우리의 체질을 21세기형으로 바꾸는 혁명적 체질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취임 이후 처음 한국에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정치권의 주요 화제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교황의 방한을 환영하면서 정치권을 향해 “교황의 뜻을 본받아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막혀 있는 지금 우리는 반성하는 심정으로 교황의 말씀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우리도 교황 말씀처럼 가진 자와 기득권자들이 어려운 이들을 돕고 존중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여야가 이처럼 겉으로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과 교황의 교훈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세월호 특별법이나 국조특위 청문회 증인 채택 등 쟁점에서는 정작 서로 양보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정치적 현안에 대해 파행으로 일관하면서 이순신 장군과 교황의 리더십을 운운하는 것은 이중적인 행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