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5일 명동성당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명동성당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섰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해 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5일에도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님, 제발 꽃동네는 가지 마세요!”라고 외쳤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꽃동네에 대해 ‘사유화된 거대 복지권력’이라 칭하고, 시설에서 지내는 것을 ‘사육’이라고 표현하며, 장애인을 시설에 가둬놓고 지역사회와 격리시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우리는 지역사회에서 살고 싶다”며 “우리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그것 하나다”라며 강조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장애인을 대규모 수용시설에 격리시키고, 이들을 후원하며 자원봉사 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결코 장애인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그것이 복지고 인권이고 사랑이냐”며 “우리는 여러분들과 같이 좀 살면 안 되는가? 이것을 요구하는 우리가 악마인가? 정부를 괴롭히는 불순분자인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장애인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같이 살고 싶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장애인들은 꽃동네에서 지내다 시설을 나온 후 달라진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들은 시설에서 지내며 자유롭게 다니지 못하고 갇혀 살았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설에서 나온 그들은 “지금은 자유롭게 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도 ‘불법집회’라며 막아서는 경찰과 좁은 도로를 지나다니는 차량과 시민들로 혼잡을 이뤘다. 이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중에도 경찰의 확성기 소리가 섞여 메시지 전달이 어려웠고,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도 기자회견 내용에 동조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나뉘어 실랑이가 오가기도 했다.

기자회견 마지막에는 꽃동네 방문 취소를 염원하는 부복기도를 하겠다는 장애인들과 경찰이 맞서 마찰을 빚었다. 장애인들은 가장 낮은 자세로 기도하기 위해 땅에 엎드리는 부복기도를 올린다면서 땅바닥에 드러누웠고 경찰에게 비키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에 경찰은 물러서지 않고 장애인들과 부딪혔고 방패를 잡고 무력시위를 벌이는 장애인들에게 ‘공무집행을 방해하지 말라’며 불법행위라고 경고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측은 “이것이 명동성당의 모습이냐”며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철수했다. 

▲ 이날 기자회견도 지난 6일 명동성당 건너편에서 열렸던 기자회견과 같이 경찰과 차량, 시민들이 엉켜 혼잡을 이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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