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2018년 등재 목표로 연구·조사·학술대회 진행 계획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법주사와 마곡사를 비롯한 전국 7개 사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이 본격 추진된다.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장 혜일스님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국의 전통산사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를 다음 달 6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발족한다고 밝혔다.
이 발족식에는 자승스님을 비롯해 나선화 문화재청장, 등재 대상 후보 사찰들이 있는 5개 광역단체장과 7개 자치단체장, 7개 전통산사 주지 스님 등이 참석해 등재를 위한 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조계종이 등재를 추진하는 사찰은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해남 대흥사, 순천 선암사다.
혜일스님은 “이 업무를 전담할 사무국을 별도로 설치하는 한편 이를 중심으로 2017년까지 등재를 위한 연구와 조사, 국내외 학술대회 등을 개최하겠다”며 “이를 통해 2018년 등재를 목표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이 중심이 돼 12개 지자체의 MOU 체결을 통해 해당 기관 간의 업무교류를 활성화하고, 세계유산 가치 발굴을 위한 학술연구와 체계적 보존관리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계획이다. 각 지자체가 출연한 1억 원과 종단 자부담 1억원 등 매년 8억 원 정도를 사업 추진 예산으로 잡고 있다.
◆“독창적 선·교 융합 통불교사상 담겨”
혜일스님은 “한국의 전통산사는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를 바탕으로 중국과 동아시아적 요소를 포함하면서도 한국만의 독창적인 선·교 융합의 통불교적 사상을 현재까지 유지·계승해 오고 있다”며 “하늘과 땅과 사람(天地人)을 일체로 하는 자연경관에 전통건축의 미를 융합한 한국 전통미의 전형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5월 당시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전통사찰 세계유산 추진 전문가협의회’를 구성함으로써 이번 사업이 시작했다. 이듬해 6월 전문가협의회에서 전통사찰 45곳을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7곳을 등재 대상 후보지로 선택해 작년 12월 17일 ‘한국의 전통산사’ 유네스코 잠정목록에 등재했다.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자문위원회 존 허드 회장은 2012년 9월 양산 통도사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패널로 나서 한국 전통사찰에 대해 “자연과 조화롭고 안정적이다. 또한 종교철학이 올곧게 전승해왔다는 사실에 큰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7개 전통사찰은 20세기 중반 이후부터 문화재보호법의 보호 아래 건축물이나 지형을 잘 보존할 뿐만 아니라 입지의 배경이 된 산세와 계곡 또한 훼손되지 않아 종교시설로서 성스러운 분위기와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 아울러 각종 사지, 회화작품, 석조물, 불상 등을 통해 시대적 층위와 특징을 다양한 형태의 유산으로 보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이들 산사는 서로 묶을 수 있는 키워드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백화점 명품 코너처럼 보기 좋은 사찰만을 무의미하게 나열한 데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혜일스님은 “그런 비판적인 시각은 잘 알고 있다”면서 “유네스코가 내세우는 세계유산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탁월하면서도 인류보편적인 가치(OUV·outstandinguniversal value)’를 찾아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