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김태년 의원실)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의 수위가 계속 낮아지는 배경에 제2롯데월드의 굴착공사가 작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롯데가 지하 6층 깊이로 터파기를 하면서 지반에 균열이 생겨 지하수 유출량이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경우 지하에 물길이 형성되면서 흙이 쓸려 내려가면 지반이 침하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주변의 지하수 흐름은 다른 지역에 비해 100배 정도 빠르다. 박 교수는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의 안전성을 진단하기 위해 발족한 자문단의 한 사람이다.

이처럼 흙이 지하수와 함께 쓸려가면 지반이 주저앉는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는데, 지난달 29일에 이어 이달 4일에는 석촌호수 동호에서 1㎞가량 떨어진 초등학교 인근 도로의 지반이 무너지며 구멍이 뚫렸다.

박 교수는 지난 2일에도 TV방송에 출연해 “롯데가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에서 유출되는 지하수를 다시 석촌호수로 펌핑해서 방류하고 있고, 한강에서 별도로 하루에 450톤의 강물을 석촌호수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석촌호수에서 지하수가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지적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도 나왔던 우려다. 김태년 의원실이 공개한 ‘석촌호수 수위 저하에 대한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보고서’를 보면, 자문위는 석촌호수의 수위변화를 2011년부터 모니터링한 결과 같은 해 7월부터 수위 저하 양상이 심화됐다고 밝히고 있다.

당시 전문가들이 호수의 유지용수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석촌호수로의 한강수 인입량은 롯데가 모델링 자료에 근거해 제시한 공사장 유출 지하수 양에 비해 월등히 많다. 이는 인입된 한강수가 공사장뿐 아니라 다른 부분으로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위 저하 현상이 공사의 영향으로 나타난다는 점이 개연성 수준에서 인정되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호수주변 지역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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