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조타수 등 선원이 지난달 26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유기치사 및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맨 오른쪽부터 조타수 오모(57)씨, 조기수 김모(61)씨, 조타수 박모(59)씨. (사진출처: 연합뉴스)

컨테이너 고정 장치 ‘콘’
규격 안 맞아 일부만 연결
배 기울자마자 짐 쏟아져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세월호 화물의 고정 작업(고박) 상태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의 적재 화물 고박이 규정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1일 밝혔다.

세월호 침몰 당시 선수 등에 쌓여 있던 컨테이너가 쓰러진 것은 모서리를 고정하는 ‘콘(cone)’이 규격이 맞지 않아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1단, 2단 컨테이너는 ‘콘’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거나 일부만 끼워진 것으로 드러났다.

잠금장치가 없기 때문에 ‘콘’ 시설은 컨테이너를 고정하는 기능이 아니라 컨테이너를 받혀 주는 기능만 한 것이다. 와이어로 강하게 조여 화물을 고정하는 ‘턴버클’ 장비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승용차, 화물차, 중장비, 컨테이너가 실려 있는 C데크와 D데크에는 ‘콘’ 장치가 전혀 없었다. 이 때문에 컨테이너 위를 쇠줄이 아닌 밧줄로 두르고 바닥에 있는 고리에 묶는 것 외에는 화물을 고정할만한 별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 고정시설이 부실한 탓에 침몰 당시 갑판 등에 실린 컨테이너 수십 개가 배가 기울자마자 순식간에 쏟아졌다.

이로 인해 침몰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합수부는 세월호의 화물 고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함에 따라 복원성 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문자문단에 의뢰해 조사하고 있다.

또 청해진해운 관계자들이 세월호 고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합수부는 밝혔다. 합수부는 세월호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선원 3명을 상대로 고박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복원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한 명은 복원성 문제가 개선되지 않아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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