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천평 규모 확보… 불사위원회 구성 사업 본격화
“국제도시 세종시서 한국불교 문화・美 전할 것”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이 제2 행정수도 세종특별시에 대규모 불교용지 매입을 완료하고 신도시 포교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최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세종시 이충재 건설청장의 예방을 받고, 3000평 규모의 사찰 부지 매입체결을 최종 확정했다.
자승스님은 지역민과 외국인 등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복지 도량을 만들 계획을 내비쳤다. 스님은 “세종시에 건립하는 사찰은 대표적인 전통사찰로 건립할 것”이라며 “세종시민과 이곳을 방문하는 외국인 등에게 한국사찰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쉼터의 역할을 하도록 준비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민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이자 복지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종교용지 추가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충재 건설청장은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가톨릭만이 아닌 전 세계인의 건축물로 자리매김해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며 “불자들뿐 아니라 모든 국민을 아우른 가운데 세계도시에 걸맞은 종교시설이 건립될 수 있도록 사부대중의 지혜를 잘 모아 달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계종이 세종시에 매입한 전법도량 건립부지는 연기면 세종리 7153-1번지(구 양화리) 일대 1만 여 제곱미터(3000여 평) 규모의 종교용지로 전월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제34대 집행부의 핵심 종책사업 가운데 하나인 ‘신도시 사찰건립 지원과 수도권 및 신도시 포교거점 확보 사업’의 일환으로서 추진되고 있다. 종단은 부지 확보를 시작으로 불사추진위원회 구성 등 신도시 핵심 포교거점 도량의 건립을 위한 세부적인 불사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세종시에 명품사찰 만들 것”
세종시 종교용지 매입은 총무원 집행부가 신도시 포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총무원 재무부장 보경스님은 세종시에 건립하는 전법도량 사찰을 위해 불사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을 밝혔다. 보경스님은 “종단에서 처음으로 사찰 토지를 매입해 포교와 불교 전통문화를 활성화하는 초석을 다졌다”며 “앞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세종시와 LH공사 등과 협의를 잘해서 종단의 위상을 드높이는 명품사찰을 건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기자회견에서 자승스님은 “세종시는 국제적인 도시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면서 “조계종은 향후 10년 뒤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플랜을 바탕으로 종교용지 매입과 사찰 건립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종단차원에서 종교용지를 매입한 것은 통합종단 출범 이후 처음이다. 서울 신정동에 위치한 국제선센터와 서울 종로구 견지동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는 모두 조계사가 매입한 부지이며, 일산 여래사도 조계사가 매입을 추진하다가 구룡사가 인수한 부지다. 종단에서 직접 투자한다는 것은 현 집행부가 신도시 포교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매입 자금은 사찰 토지처분금 가운데 총무원에 납부하는 종단목적사업기금과 종단 차원의 모연(모금)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4월 현재 종단 목적사업기금은 약 50억 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계 신도시 선・포교 목적 용지 매입 추진
신도시 사찰건립은 완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는 2005년 5월 18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공포되고 이에 따라 2012년 6월 30일 종전의 충청남도 연기군 일원, 공주시 일원, 충청북도 청원군 일원이 합쳐져 출범했다.
세종시는 내적으로는 국가의 균형발전과 차세대 성장 동력의 주인공으로, 대외적으로는 세계적인 명품 모범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 세종시에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중앙행정기관 36개 부처가 입주해 있으며 대통령기록관을 위시한 각종 정부 부설기관 및 국책연구기관 등이 이전하거나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신도시포교종책 특별보좌관 허운스님은 “불교용지 특성에 적합하고 정부세종청사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지 여부를 고려해 토지를 선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현재 세종시에서 토지구획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세종시가 추진하는 도시계획에 맞춰 종도들의 의견을 수렴해 전법도량을 건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총무원은 2000평 규모의 종교용지를 더 매입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세종시의 전체 종교용지는 41필지 12만여㎡(3만 6300평)에 이른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13필지가 매각을 완료했다. 개신교계가 8필지를 매입해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다. 이어 가톨릭이 2필지를, 불교가 1필지를 확보했다. 개신교는 전략적으로 종교용지를 매입하고 있으며, 가톨릭계도 교황 방문을 앞두고 추가로 매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