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보통신시장의 지각변동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빙연구원

 

새해 들어 세계 정보통신 업계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만한 두 개의 큰 사건이 일어났다. 하나는 삼성과 구글의 포괄적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체결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레노버가 구글로부터 모토롤라 휴대폰 사업부문의 인수이다. 삼성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구글은 소프트웨어와 검색 분야에서 각각 세계 1위 기업이고 레노버는 세계 PC시장의 1위 기업이자 스마트폰 5위 회사이다.

그런 삼성과 구글이 협약을 통해 세계정보통신 분야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선도기업 간에 10년이란 장기간 동안 모든 특허를 공유하기로 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또한 기술변화의 속도가 빠른 정보통신 업계에서 세계 최고의 두 기업이 현재 보유 중인 특허와 앞으로 10년간 개발할 특허를 모두 공유하기로 한 것은 세계 초유의 일이다.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두 기업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둔화, 후발 기업들의 추격,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의 어려움 등 당면 문제들을 특허의 연합전선 구축으로 해결하고 미래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라고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삼성과 구글의 협력이 이건희 회장이 말했던 시장과 소프트웨어의 한계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사업성과로 이어지고 애플과 삼성과의 특허분쟁에서 보는 법정에서의 경쟁이 아닌 시장에서의 가격과 품질 경쟁으로의 전환이 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특허공유 계약의 가장 큰 의미는 경영상의 불확실성을 없애주는 데 있다. 소송비용과 배상금을 아낄 수 있는데다 특허 소송에 따라 연구개발(R&D)과 판매까지 위축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양사의 특허공유 계약을 계기로 상호신뢰가 더욱 강화되고 강력한 협력체제가 구축돼 새로운 기회와 성장동력이 창출되기를 희망해 본다.

한편, 중국 레노버의 모토롤라 인수는 중국 레노버가 세계 스마트폰시장의 3위로 등극함으로써 앞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 구글, 레노버가 삼분하는 한3강 경쟁구도로 전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는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이 양분하고 저가의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 등 국내업체와 중국업체 간의 경쟁이었다면 앞으로는 고가는 물론 중저가 시장을 통틀어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레노버는 지난해 45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으나 레노버 CEO향후 1년 안에 글로벌시장에서 1억 대의 스마트폰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듯이 분명 우리 업계는 어려운 경쟁에 직면한 것이 틀림없다. 그만큼 우리나라 스마트 시장에는 새로운 위기이다. 특히, LG, 팬택 등의 추격업체들에게는 이를 극복할 새로운 전략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그나마 삼성으로서 다행인 것은 구글이 모토롤라를 매각하면서 17천여 건의 특허권은 그대로 유지하고 레노버는 2000여 건의 특허만 인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을 제외한 기타 국내업체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위기상황임에는 틀림없다.

세계 정보통신 업계의 지각변동에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 세계 최고의 영예를 지닌 일본의 전자업계가 급변하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몰락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업계도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이다. 삼성은 구글과 무한동맹을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서 삼성의 한계를 돌파하는 기회로 해외 저명업체들과의 공동협력을 모색해서 자사의 한계’, 나아가서는 한국의 한계를 극복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