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전주의 상산고 박상옥 교장이 7일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밝힌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선정 취지와 달리 학생들에 피해 발생해 결정”
교육부, 전국 20개교 특별조사 ‘감싸기’ 논란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우편향 논란에 휩싸인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복수 선정으로 학생과 학부모, 동문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전주 상산고가 7일 교과서 채택을 철회했다.

이날 상산고 박상옥 교장은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해 최종적으로 ‘지학사’ 교과서 1종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상산고 측은 4일부터 한국사교과서 재검토를 시작해 6일 역사교사 및 보직 교사 연석회의, 교육과정위원회심의를 진행하고 7일 학교운영위원회 자문회의를 최종으로 한국사 교과서 재선정 작업을 마쳤다.

박 교장은 “균형 잡힌 역사교육을 위해 복수 교과서를 선정한 취지와 달리 학생, 교사, 학부모에게 불신과 분열을 초래해 가장 소중한 학생들이 매우 심각한 피해를 당할 상황이 발생했다”고 철회 결정 사유에 대해 설명했다.

또 박 교장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철회 결정은 외부 강압에 의한 결정은 아니다. 시민단체 등이 학교를 방문하고 시위를 한 것 때문에 기존 방침을 번복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외압으로 보진 않는다”며 “교과서 선정절차 현황을 파악하러 온 교육부 감사관들에게도 외압은 없었다고 밝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박 교장은 ‘학생 대자보 철거’와 관련해 “대자보 이전에 상호 간 여러 경로의 소통 노력을 갖지 못한 점에 대해 학생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 바 있다”며 “학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대자보 등의 게시 장소로 교내의 학생회 게시판을 적극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학생들의 자유가 제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상산고가 교과서 채택을 최종 철회하게 되면서 전국적으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오는 3월 개교하는 경기 파주 한민고가 유일한 상태다.

한편 교육부는 앞선 6일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했다가 채택을 철회한 전국 20개 고등학교에 대한 특별조사에 들어갔다. 교과서 선정과 관련해 특별조사를 시행하는 것은 전례 없는 사안으로 일각에선 교학사 교과서 살리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교육부 측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했다가 철회한 학교에 대해 이들이 외부 압력에 대해 교과서를 바꿨는지 조사하기 위해 20개 학교에 2명씩 조사원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조사는 이틀간 진행됐으며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를 통해 교과서 선정을 변경한 전국 20개교를 대상으로 한다. 전주 상산고 역시 6일 조사를 받았다.

교육부 측은 “교과서 채택은 학교운영위원회 등 일선 학교의 자율적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며 “학교장 심층 면접 등을 통해 부당 압력에 의한 교과서 결정 철회 정황이 명백할 경우 법률 자문을 통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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