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식·육식 등 81점 확인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선사시대의 고래·개·늑대·호랑이·사슴·토끼·여우·사람 등을 형상화한 신비의 암각화 ‘반구대 암각화’ 일대에 공룡발자국이 대거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국보 제285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주변 발굴조사 결과 암각화 앞쪽 하천 암반에서 공룡발자국 화석 81점을 확인하고 옛 대곡천의 자연환경을 재현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룡화석 발견은 암각화 보존을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그 전면에 이동식 임시 방수벽 시설 ‘카이네틱 댐’ 설치할 지점에서 확인돼 댐 건설의 타당성 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발굴조사는 암각화 앞쪽 하상과 구릉부 약 5,000㎡에서 이루어졌다. 3~4m에 달하는 하상퇴적층을 제거해 암각화가 그려진 암벽의 하단과 하천수가 흐르던 바닥 암반을 노출하였으며 전면 구릉부에는 탐색구덩이 3개를 시굴하여 주변의 자연지형이 확인됐다.
이에 공룡발자국 화석은 하상 암반 중 암각화를 기준으로 동서 41m, 남북 14m 범위에 걸쳐 총 81개가 확인됐다.
이 중 암각화에서 9m 떨어진 앞쪽 암반에서는 30여 개의 발자국 화석이 밀집돼 있는데, 초식공룡인 용각류(龍脚類), 조각류(鳥脚類)와 더불어 육식공룡인 수각류(獸脚類)의 발자국이 함께 확인된 것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길이 9cm, 폭 5.4cm의 작은 수각류 공룡 발자국은 형태로 보아 지금까지 경상 지역에서 발견된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과 다른 종류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지난달 27일에 개최된 문화재위원회(천연기념물분과)는 현지조사 의견에 따라 이들 발견된 발자국 화석에 관한 기초학술자료를 확보한 후 발굴지역을 이전의 상태로 복토해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하상 퇴적토는 연도별 물 흐름과 홍수 상황에 따라 퇴적 높이와 성분이 상이하고 일상적인 부유물 등도 섞여 있어 대부분 사연댐 건립 이후에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암각화 전망대에서 암각화 전면 하상으로 이어지는 구릉부에서는 옛 대곡천이 만든 퇴적층과 퇴적층 하부 암반의 위치도 확인돼 전체적으로 암각화 조성 당시의 지형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문화재청은 내다봤다.
이들 자료는 앞으로 ‘대곡천 암각화군’ 보존과 정비계획 수립 시에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반구대 암각화 주변 발굴조사는 지난 3일 오후 2시에 마지막으로 현장을 공개한 후 발굴지역 복토(覆土)를 거쳐 12월 중에 완료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