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자신들의 생활 터전에 불을 질러 집기와 건물을 불태운 방화범을 용서하고 오히려 사망한 방화범의 자녀까지 돌보겠다고 나선 이가 있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복지시설인 사단법인 지구촌사랑나눔 대표 김해성 목사이다.
김 목사는 23일 지구촌사랑나눔 생활자 10여 명과 서울 구로동 고려대구로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지난 8일 지구촌사랑나눔 건물에 불을 질러 건물과 집기를 전소시킨 방화범 김모 씨의 장례를 치러주기 위해서다.
김 씨는 화재 당일 대피하다가 추락해 머리를 다쳤고, 지난 12일 밤 숨을 거뒀다. 시설 생활자와 김 목사는 자신들의 생활터전에 불을 지른 김 씨를 용서했다. 그리고 김 씨의 치료비와 장례비 등 약 1000만 원도 지원했다.
김 목사는 화재 이튿날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김 씨를 찾아갔다가 병원비 때문에 걱정하는 유족을 보고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유족들은 김 씨가 저지른 잘못 때문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태였다. 이 상황을 보고 김 목사가 지원을 결심했다.
유족들은 김 목사에게 편지를 통해 ‘모든 것을 용서해주신다고 했을 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장례를 치러주시겠다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큰 손해를 끼쳤는데 도리어 은혜를 베풀어주시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피해를 한 줌도 갚지 못했는데 도리어 우리를 도와주시는 사랑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고백했다.
또 김 목사는 중국에 남겨진 김 씨의 아들(12)과 딸(4)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중국 길림성 출신인 김 씨가 2년 전 이혼했고, 현재 자녀들은 할아버지가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김 목사는 두 자녀를 한국에 데려오면 공부를 시켜주고 잘 돌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밤 11시 17분경 지구촌사랑나눔이 운영하는 가리봉동 외국인 무료급식소가 방화로 전소됐다. 화재는 급식소 입구에서 발생해 삽시간에 급식소 전체를 집어삼켰다.
식당 내부에 있는 여러 기구와 설비들이 모두 불에 타서 유독가스가 발생해 4층 쉼터에서 잠을 자던 중국동포 등 외국인 근로자 수십 명이 긴급 대피했다. 대피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 10명은 난간에서 뛰어내리거나 떨어져서 골절상, 타박상 등 중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됐다.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김 씨는 쉼터에 입소한 적이 있었던 외국인 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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