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발레단의 ‘지젤’ 공연 장면(왼쪽)과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의 장면(오른쪽). (사진제공: 국립극장)

국립무용단과 국립발레단 국내최초 교차 편성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대한민국 무용계를 놀라게 했던 국립발레단 ‘지젤’이 다시 돌아온다. ‘지젤’은 국립발레단 창단 50년 역사 최초로 5회 전회, 전석 매진과 102% 티켓 판매율을 기록했던 작품이다. 파리오페라발레단 부예술감독 ‘파트리스 바르’가 안무한 이 낭만 발레는 풍부한 감정과 아름답고 서정적인 안무로 한국 발레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만 이번 ‘지젤’ 공연은 조금 특별한 무대로 꾸며진다.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과 함께 약 일주일간의 교차 공연을 시도한다. 이번 공연은 ‘지젤’과 ‘춘향’, 동서양을 대표하는 여인들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무대 위에 펼쳐지는 것이다.

지젤은 2011년 국립발레단이 새롭게 선보인 발레작이다. 초연은 ‘지젤 열풍’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초유의 인기를 구가했다. ‘지젤’은 초연 무대가 올랐던 예술의전당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공연되며 관객을 만났다.

2011년에는 전국의 16개 지역 27회 공연으로 2만 3394명의 관객이 ‘지젤’을 관람했다. 2012년 재공연 역시 95%가 넘는 객석점유율을 기록하며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발레작’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젤’은 고전 발레를 대표하는 레퍼토리다. 1841년 초연 당시 프랑스의 시인이자 소설가 ‘테오필 고티에’가 대본을 섰다. 연인의 배신으로 죽음에 이른 시골처녀 ‘지젤’이 ‘윌리(처녀귀신)’가 돼서도 사랑했던 ‘알브레히트’를 지키는 숭고한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프랑스풍의 섬세한 춤과 드라마틱한 연기력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이탈리아의 장인이 만든 무대와 의상이 한층 더 극을 다채롭게 만든다. ‘지젤’의 무대와 의상은 유럽에서 오페라와 발레 무대 디자이너로 명성이 높은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맡았다. 무대는 19세기의 화풍을 충실히 살려내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서정적이며, ‘지젤’의 낭만성을 놓치지 않는다. 극의 신비로움을 더해줄 조명은 파리오페라발레단과 유럽 각지에서 활동 중인 ‘마리온 휴레트’가 직접 디자인했다.

사실 국립발레단과 국립무용단은 50년 전 ‘국립무용단’이라는 하나의 단체로 시작했다. 이번 공연은 10년간 하나의 단체로 운영돼온 이들이 각자의 길을 걸은 지 40년 만에 만나는 무대인 셈이다. 현재는 각자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가진 두 개의 단체로 성장해 다채로운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무대는 교차 공연이라는 다소 낯선 공연 방식을 선택했다. 교차 공연은 동일한 시간대에 매일 다른 공연을 올리거나, 격일 또는 주간 단위로 같은 공연을 올리는 방식을 말한다.

여러 공연을 한 번씩 번갈아 무대에 올리기 때문에 제한된 기간에도 여러 공연 관람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립극장의 이번 무대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춤’ 그 자체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기에 좋은 무대다.

발레와 한국무용은 그 태생만큼이나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발레를 대표하는 의상이 ‘토슈즈’와 ‘튀튀’라면 한국무용을 대표하는 의상은 ‘코슈즈’와 ‘한복’이다. 교차 공연되는 두 작품을 모두 관람하면 신발의 생김새와 의상에 따른 무용의 장르적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젤’은 이탈리아에서 수작업으로 탄생된 우아하고 로맨틱한 의상이, ‘춤, 춘향’은 영화 ‘황진이’로 알려진 김혜순 디자이너가 제작한 다양한 색상의 219벌의 의상이 무대에 오른다.

두 작품은 음악적 색도 확연히 다르다. ‘지젤’은 ‘아돌프 아당’이 작곡한 원곡을 사용한다. 전형적인 로맨틱 작품으로, 나오는 배역마다 정해진 선율이 있으며 이야기에 따라 변화돼 가는 것이 특징이다. ‘춤, 춘향’의 음악은 가야금 명인 황병기와 함게 작곡가 지원석과 김태근이 작곡했다. 국악기가 주는 흥겨움과 애잔한 선율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국립극장에서 선보이는 국립발레단, 국립무용단 교차 공연은 17일부터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18일, 20일, 22일 공연되며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은 17일, 19일, 23일 무대에 오른다. 티켓가격은 ‘지젤’이 R석 5만 원, S석 3만 원, A석 2만 원, ‘춤, 춘향’이 VIP석 7만 원, R석 5만 원, S석 3만 원, A석 2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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