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극 ‘서편제’ 공연 장면 (사진제공: 국립극단)

초연서 부족한 부분 적극 보완
무대엔 기승전결의 입체감 부여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지리산의 사계처럼 깊어가는 소리와 진한 가족애를 느끼게 하는 고전 무대의 대표작인 ‘서편제’가 창극으로 새 옷을 입고 관객 앞에 나선다.

지난 3월 초연돼 총 6회 중 3회가 매진된 창극 ‘서편제(연출 윤호진)’가 추석 명절을 즈음한 13일부터 21일까지 ‘2013-2014 국립레퍼토리시즌’의 개막작으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을 위해 작가 김명화는 원작 소설을 잘 살린 대본을, 명창 안숙선을 위시한 국립창극단 단원들은 연기와 소리를, 음악가 양방언은 아름다운 음악을, 정재진은 영상 연출로 뭉쳤다.

특히 이번 공연은 재공연인 만큼 초연의 부족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보완했다. 먼저 다소 단조로웠던 무대에 극의 기승전결과 맞물리는 입체감을 부여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무대디자이너 박동우는 초연 당시 절제미를 위해 생략했던 몇 가지 무대 요소들을 다시 끌어와 극의 전개에 맞도록 효과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또 대형 뮤지컬의 영상을 맡으며 급부상하고 있는 신예 영상디자이너 정재진은 초연의 무대를 꼼꼼히 모니터하며 “다소 직접적이고 과하게 보였던 장면들은 조금 더 절제하고, 조명과 영상이 함께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판소리’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작품인 ‘서편제’는 남도를 유랑하는 소리꾼 유봉과 그의 의붓아들 동호, 그리고 재혼한 금산댁과의 사이에서 낳은 송화의 이야기다.

남도를 유랑하는 소리꾼 유봉은 동호의 어머니인 금산댁을 만났다. 그녀와 소박하고 행복한 삶을 꿈꿨던 것도 잠시, 금산댁은 유봉의 딸 송화를 낳다가 죽고 유봉은 송화와 동호를 키운다.

그는 제법 소리를 하는 송화를 명창으로 키우고자 혹독한 소리 공부를 시키고 동호에게도 북장단과 소리공부를 강요한다. 동호는 자신을 나무에 묶어둔 채 힘겹게 밭을 갈던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홀려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유봉의 소리를 증오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동호와 송화는 서로 의지하는 다정한 남매이고, 이를 바라보는 유봉의 불안감은 커진다. 그러던 차에 여느 때처럼 읍내에 창극 구경을 갔다가 함께 돌아오는 동호와 송화를 오해한 유봉은 주체하지 못하는 분노로 동호를 다그친다. 이에 동호도 의붓아버지에 대한 쌓아둔 분노로 거세게 저항하다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떠난다.

이후 동호는 송화에 대한 그리움과 집을 떠난 후회로 오랜 세월 두 사람을 찾아다닌다. 동호가 떠난 집에서 슬픔에 젖어있던 송화는 더욱 혹독해진 아버지와의 소리공부와 가난을 고통 속에서 견뎌낸다. 득음하기에는 딸이 가진 한의 정서가 부족하다 여긴 유봉은 스스로 딸의 눈을 멀게 하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야 마는데….

한편 이번에는 한가위를 맞아 명절 기간에도 공연이 이뤄지는 만큼 그와 관련한 다양한 마케팅이 눈에 띈다. 가족과 함께 관람할 때나 고향 다녀온 열차가 버스 탑승권이 있으면 할인해준다.

한가위 선물로 활용 가능한 ‘서편제 상품권’도 준비됐다. VIP석과 R석을 20%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선물 받는 사람이 편한 날짜를 정해 관람하면 된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예술기관에서 추진하는 공개 리허설의 일환으로, 개막 하루 전인 12일에는 청소년 50명을 선착순으로 선발해 ‘김성녀 예술감독의 해설’ ‘무대리허설’ ‘분장실 엿보기’ ‘백스테이지 투어’ 등을 진행한다.

국립극장 홈페이지에서는 3세대 송화(어린 송화, 중년 송화, 노년 송화) 역의 민은경, 김미진, 김금미 배우의 재미나는 인터뷰 영상도 준비됐다.
 

▲ 창극 ‘서편제’ 포스터 (사진제공: 국립극단)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하기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