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기자] 동부그룹의 단기차입금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등 동양그룹의 차입구조와 비슷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LIG투자증권이 부채비율이 높은 대기업 5곳을 분석한 결과, 동부그룹이 가장 위험했고, 현대, 한진, 두산, 이랜드 순으로 나타났다.
유선웅 연구원은 “동부그룹은 동부화재 등 금융 계열사들의 사업과 재무구조는 안정적이지만, 비금융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차입금이 확대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며 “만기의 단기화가 진행되고 있고, 시장성 차입의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차입구조가 동양을 닮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차입금 중 만기가 1년 안에 돌아오는 금액은 3조 5637억 원(59.3%)이고, 사채와 단기차입금 비중이 총 차입금의 59.1%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그는 “동부그룹이 한계기업화 징후는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향후 재무구조 개선계획과 진행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유 연구원은 현대그룹에 대해서는 “해운업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현대상선의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 주가 하락으로 파생상품계약 손실 가능성이 크며,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위험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그룹에 대해서는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이 각각 1087.5%, 775.3%로, 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영업적자가 지속된다면 자산매각이나 차환을 통해 만기도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 요인이 있다고 분석됐다.
두산그룹은 “밥캣 인수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가 두산엔진,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등의 계열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대한항공·한진해운·현대상선·동부제철·두산인프라코어 등을 내년도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