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프라하 교류 특별전

영상ㆍ모형ㆍ그래픽ㆍ유물 등으로 입체적 조명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인구 천만의 거대도시로 한류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생산하고 변화를 거듭하는 새로움의 연속체다. 동시에 서울은 과거로부터 전해져 온 문화유산이 일상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역사문화도시의 면모도 갖추고 있다. 이렇듯 서울 ‘한양도성’은 지난 수백 년간 서울이라는 도시와 역사의 궤를 같이한 문화적 자산이다.
최근 체코 프라하에서 서울 한양도성의 역사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체코 프라하시립박물관과 공동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11월 10일까지 프라하시립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서울ㆍ프라하 교류특별전인 ‘서울, 성곽으로 둘러싸인 도시(Seoul Has the City Wall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 한양도성의 역사와 그 속에 함축된 의미를 영상, 모형, 그래픽, 관련 유물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세계문화유산으로서 한양도성의 역사ㆍ문화적 가치를 해외에 널리 알리고자 기획됐다.
특히 해외 박물관에서 진행되는 만큼 서울에 대한 정보가 적은 외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 구성은 ‘서울-강북과 강남’ ‘도성의 건설과 계획도시 한양의 완성’ ‘잊혀져간 한양도성’ ‘복권된 한양도성’ ‘남대문이 지켜본 한양도성 600년’ 등 5가지 주제로 이뤄졌다.
‘도성의 건설과 계획도시 한양의 완성’ 부분에서는 수도 서울의 역사를 도성 축조의 역사와 함께 소개하고, 다양한 생활유물의 전시를 통해 성문에 얽힌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1392년 조선을 건국한 태조는 새로운 왕조국가의 뿌리를 튼튼하게 다지고자 1394년 8월 한양을 새로운 왕도로 삼았다. 1395년 종묘와 궁궐을 비롯한 국가의 주요 시설을 건설하고, 1396년에 한양도성을 완성했다. 전국에서 모인 백성들이 97개의 구간으로 나눠 쌓은 도성은 조선왕조 500여 년간 도시의 울타리 역할을 했으며, 도성민의 삶 속에서는 성문이 여닫는 리듬에 따른 질서가 존재했다.
‘잊혀져간 한양도성’ 주제에서는 당시의 지도와 사진 자료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한양도성의 파괴와 훼철의 역사를 보여준다.
1910년 일본의 식민지배가 시작되면서 강제적으로 유입된 근대적 질서에 의해 도성은 본래의 역할과 상징성을 잃고 파괴되기 시작했다. 1945년 해방 이후에는 도시개발이라는 핑계로 무의식적인 파괴행위를 지속했는데, 1970년대까지 전체 18.6㎞ 가운데 6.7㎞, 도성의 약 1/3가량이 파괴됐다.
‘복권된 한양도성’ 부분은 최근까지 이뤄진 성벽 복원공사와 발굴성과 등을 통해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한양도성의 모습을 소개한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지속적인 복원사업과 최근의 발굴성과들을 통해 한양도성은 이제 과거로부터 오늘을 이어주는 역사문화도시 서울의 상징으로 다시금 주목받게 됐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프라하국립박물관의 사진 협조로 제작된 1900년대 초 한양의 모습을 재구성한 영상을 비롯해 주한 체코대사의 인터뷰 영상, 한양도성의 항공촬영영상 및 순성 영상 등 관람객들이 서울과 한양도성의 과거와 현재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영상물을 곳곳에 배치해 전시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한편 지난 24일 체코 프라하시립박물관에서 열린 개막행사에는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과 주자나 스트르나도바 프라하시립박물관장을 비롯해 프라하시 관계자, 문하영 주체코 한국 대사, 야로슬라브 올샤 주한 체코 대사, 삼성 등 체코 주재 한국 기업, 체코 현지 방송과 신문, 한국교민과 프라하시민 등 200여 명이 참여해 전시 개최를 축하했다.
개막식을 찾은 현지 관람객과 현지 언론 등은 서울의 급속한 근대화, 도시화 속에서도 역사도시 서울의 상징으로 자리하고 있는 한양도성의 문화유산으로서 가치와 훼손된 한양도성을 다시 치유하려는 서울시민들의 관심과 노력에 찬사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