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양도성 옛 사진 공모’ 시행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옛 서울을 품었던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앞둔 가운데 서울시가 시민 대상으로 ‘한양도성 옛 사진 공모’를 시행한다.
한양도성은 수도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성곽으로, 오늘날 많은 시민이 자연과 역사를 만나기 위해 자주 찾고 있다.
조선시대 한양도성은 서울의 지역적 경계를 나타내고 군사적 방어를 위한 구조물이기도 했지만, 도성 사람들의 삶과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삶의 공간이기도 했다.
한양도성의 한 부분인 백악산과 남산에서는 국가적인 의례가 지속해서 행해졌고, 높은 집이 없던 시대에 도성사람들은 성벽과 성문에 올라 연날리기나 초파일 관등(觀燈)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또 성벽 옆의 공간이나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성문은 마을 광장의 역할도 담당했으며, 만남과 헤어짐의 공간이기도 했다. 이렇듯 한양도성은 600년 장구한 세월 동안 한양을 보호하면서 백성들의 삶의 터전으로, 때로는 놀이공간으로 늘 우리와 함께했다.
이번에 공모에는 1880년대부터 2000년까지 한양도성의 성벽이나 문루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사진은 서울의 내사산(백악산, 인왕산, 낙산, 남산) 성벽과 4대문 및 소문(남대문, 동대문, 숙정문, 혜화문, 창의문, 광희문)을 배경으로 시민들이 직접 찍은 것이면 된다.
또 신혼 여행차 들른 서울 남대문 앞에서 남편의 팔을 수줍게 잡고 있는 새색시의 모습, 동대문 앞에서 친구들과 전차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 폐허가 된 성벽 앞에서 찍은 졸업 앨범 속 사진 등 추억이 함께하는 사진 모두 가능하다.
이번 공모는 이처럼 오랜 세월 우리 삶의 한 부분이었던 한양도성의 지나온 역사를 시민들의 옛 사진과 이야기를 통해 재조명하고, 그간 흩어져 있던 옛 사진을 수집해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앞두고 <한양도성 옛 사진집>을 발간하기 위한 것이다.
참여 방법은 사진과 함께 응모 신청서에 촬영 당시 추억이나 사연을 함께 기재해 ‘와우 서울’ 홈페이지에 접수하거나 방문․우편을 통해 오는 11월 30일까지 응모하면 된다.
시는 선정된 응모자에게 ‘한양도성 옛 사진집’과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사진집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원판 등을 통해 발굴한 원형사진과 전문 작가 또는 시민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1945년 이후 성곽의 변화된 사진을 함께 수록함으로 사진집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시민들과 늘 함께 있었던 한양도성의 옛 사진을 수집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렇게 모인 시민 개개인의 삶의 기록이 우리나라 도성 역사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우리의 우수한 기록유산을 발굴하고 세계기록유산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2014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 기록물’을 오는 10월 25일까지 공모한다.
신청 대상 기록유산은 세계적 영향이 있는 인류의 중요한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문자로 기록된 것(책, 필사본, 포스터 등) ▲이미지나 기호로 기록된 것(데생, 지도, 악보, 설계도면 등) ▲시청각 자료(음악 컬렉션, 영화, 음성기록물, 사진 등) ▲인터넷 기록물 등이 해당된다.
이번 공모를 통해 접수된 기록물들은 세계기록유산 자문단이 등재기준에 따라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가 심사해 최종 1~2건의 기록물을 선정한다. 선정된 기록물은 영문신청서, 사진, 홍보동영상 등의 자료를 갖춰 내년 3월말까지 유네스코 사무국에 제출된다. 등재 결정은 2015년 6~7월경 최종적으로 이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