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회노동위 기도회
“흘라잉 군부 독재 정권 퇴진”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미얀마 군부 쿠데타 2년을 맞아 조계종 스님들이 모여 미얀마의 평화를 염원했다.
31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미얀마대사관 일대에는 미얀마에 민주주의와 평화가 깃들길 염원하는 스님들의 목탁 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조계종 사노위, 위원장 지몽스님)는 ‘미얀마 군부 퇴진과 미얀마 민주주의 기원 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기도회 장소에는 부처의 모습을 담은 불화(佛畫)가 세워져 있었다. 그 좌우에는 각각 ‘미얀마에 민주주의와 평화가 오길’ ‘미얀마 민주화 운동 희생자분들의 극락왕생 발원’이라고 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조계종 사노위 고금스님의 대북 소리로 기도회가 시작됐다. 스님들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목숨을 잃은 희생자의 영정사진 앞에서 기도를 시작했다. 염불 소리에 따라 108배 하는 스님들의 얼굴과 귀는 점차 빨개졌다. 입에선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조계종 사노위 부위원장 혜문스님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2년째”라며 “그에 맞서 미얀마 민중들은 수 없는 목숨을 잃어가며 삶의 터전을 떠나 잔인한 군부에 투쟁했다”고 말했다.
혜문스님은 “이런 결과로 군부가 자신들의 야욕을 접고 물러날 줄 알았는데 그건 착각이었다”며 “권력과 부를 수십년 틀어쥐었던 군부는 그들의 이익을 위해 민주도 국민의 인권도 평화도 내팽개쳤으며 부처님의 첫 번째 가르침인 살생도 서슴지 않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혜문스님은 “잔인한 흘라잉 군부 독재 정권의 퇴진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얀마에서 한국에 온 지 10년 됐다는 남성은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2주년이 됐지만 아직까지도 미얀마 국민들은 공포 속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며 매일매일 버티고 살아간다”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 남성은 “여러분과 같은 따뜻한 마음과 연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미얀마 국민을 대신해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조계종 사노위는 기도회를 마친 뒤 미얀마 군부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미얀마대사관에 전달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민 아웅 흘라잉 국방군 총사령관을 중심으로 한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을 감금한 뒤 권력을 잡았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26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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