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3일 오전 중구 남대문로 한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화정책방향을 설명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오는 1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시선은 오히려 같은 날 오후 발표되는 ‘하반기 경제전망’에 쏠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성장률을 2.6%로 예상했다. 이번에는 지난 5월 금리 인하 조치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효과를 감안해 2% 후반대로 상향조정 할 것으로 보인다. 김중수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당시 “5월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추경 편성으로 올해 성장률은 0.2%p, 내년에는 0.3%p 상승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8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의 2.3%에서 2.7%로 0.4%p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성장률 상향 조정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4일 발간한 ‘경제 동향·이슈’에서 “정부 전망대로 연간 2.7%의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면 하반기 국내경제가 전년 동기 대비 3.7% 안팎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이는 기저효과를 고려해도 다소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해외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8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BNP파리바는 지난달 말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1%로 0.6%p 내렸다. USB도 기존 2.9%에서 2.3%로, 내년은 3.6%에서 3.0%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올 전망치는 2.5%로 유지했지만 내년은 3.7%에서 3.6%로 소폭 내렸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한 것도 한은의 금리 동결을 점치는 이유다.

지난달 기준금리는 시장의 예상대로 연 2.50%로 동결됐다. 당시 금통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했다. 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달에도 인하했고, 또 추경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효과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성장 경로도 당초 한은이 전망했던 것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고, 물가도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KB투자증권 이재승 연구원은 8일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이 연내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하나 이러한 영향으로 국내 통화정책이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일부 신흥국에 비해 국내 환율의 불안 요인이 상대적으로 낮고, 인플레이션 이슈도 크지 않아 현 상황에서 환율 문제로 통화정책이 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권영선 노무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년 상반기까지 현행 2.50%를 유지하다가 잠재성장률과 실질 성장률 격차가 좁혀지는 내년 하반기에 2.75%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에 대비, 외국 자본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미리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최근 발표된 미국의 6월 고용동향이 예상을 웃도는 호조를 보여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세부 계획이 수립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오히려 금리인상 필요성이 제기될 수도 있다”며 “당분간 기준금리를 움직이기 어렵다면 미시적인 방법을 통한 채권시장 안정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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