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이 인천국제공항 측에서 개신교 크리스마스트리는 허가하고, 불교 전통등(燈) 설치는 거부해 발끈하고 나섰다.
조계종은 최근 부처님오신날(17일)을 앞두고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인 연등회 홍보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전통등 설치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은 “연등회 홍보를 위해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공항터미널에 전통등을 설치할 수 있게해 달라고 인천공항공사에 두 차례 요청했다”며 “그러나 특정 종교 시설물이라는 이유로 거부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4월 중순 동자등, 동녀등 설치를 요청했으며, 이달 초에도 국보 제112호 감은사지 삼층석탑등 설치를 타진했지만 역시 거절당했다.
불교계가 발끈한 이유는 개신교의 상징물인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해선 거부하지 않고 설치를 허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측은 크리스마스 점등식행사를 2007년부터 매년 공항 터미널 안에서 열고 있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계종은 지난 2010년에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주최한 한국전통등 전시회에 대해 터미널 안에서 열리도록 허가해 공항공사의 입장에 일관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항공사는 “전통등 설치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이용객 편의를 고려해 터미널 바깥에서 하라는 것”이라며 “2010년 행사는 불교행사라기보다는 한국 전통등 전시회 성격이었다”고 해명했다.
공항공사는 “크리마스 점등식 행사는 공항면세점의 공동 판촉행사로 진행돼 왔으며, 형평성 논란을 없애려고 올해부터는 허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