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사찰 방문… 종교 간 화합 다져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천주교계가 ‘부처님 오신 날(17일)’을 맞아 불교계에 축하메시지를 전하는 등 종교 간 화합을 다지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8일 조계종 총무원에 불자들에게 석가탄신일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염 대주교는 축하 메시지에서 “고통에 허덕이는 중생들을 구제하러 세상에 오신 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충만하기를 바란다”며 “불교의 나눔과 실천 정신이 우리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내리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는 복잡다단한 갈등과 분열 속에 물질만능주의와 무신론 팽배, 윤리와 가치관 부재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종교인이 먼저 이해와 사랑을 실천하고 참다운 진리로 나아감으로써 희망의 징표가 되자”고 밝혔다.
또 염 주교는 “그동안 불교와 천주교가 서로 화합하고 공존하는 모습은 세계의 모범이 됐다”며 “종교인이 먼저 상대에게 이해와 사랑을 실천하며 참다운 진리로 나아감으로써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대구대교구 조환길 대주교는 대구시 동구 도학동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해 동화사의 총림 승격과 새 교황 선출 등을 축하하고 덕담하는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성탄절을 앞둔 12월 18일 동화사 주지 성문스님 일행이 화환을 들고 대구 중구 남산동 대구대교구청을 방문한 것에 대한 화답이다.
이날 조환길 대주교는 총대리 이용길 신부와, 사무처장 박석재 신부, 김종해 평신도협의회장 등 7명과 함께 동화사를 찾았다. 성무스님은 부주지 지거스님과 총무국장 원광스님, 기획국장 연암스님, 사서국장 지행스님 등과 함께 천주교 손님을 맞았다.
이 자리에서 조환길 대주교는 성문스님에게 대구대교구 100주년 화보집을 선물했다. 그러자 성문스님은 조 대주교에게 동화사에서 출토된 유물을 복원한 ‘소를 타고 가는 동자승의 모형’을 전달했다. 이후 조환길 대주교는 류병선 신도회장의 요청에 따라 축하연등을 다는 특별 행사를 했다.
한편 한국천주교주교회의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광주대교구장) 대주교가 오는 10일 경북 김천시 직지사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에는 일치위원회 총무 송용민 신부와 위원 박문성 신부, 강 디에고 신부, 주은애 수녀 등 위원단 10여 명이 동행한다.
김 대주교는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가 발표한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를 직지사 주지 흥선스님에게 전달한다. 이와 함께 김주교는 한국 천주교회가 번역 출간한 ‘성경’과 ‘최후의 만찬’ 성화를 선물할 예정이다.
앞서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는 “가톨릭교회는 여러분의 고귀한 종교 전통을 존중하고 생명 존중과 명상, 침묵, 단순성 등 불교 경전에 표현된 가치에 공감한다”는 내용의 ‘부처님 오신 날 경축 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