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16년 전 인천, 평소처럼 등교하던 초등생 여자아이 앞에 낯선 아저씨가 나타나 말을 걸었다. “꼬마야, 이거 다 들기 어려운데 네가 좀 와서 들어줄래?” 어쩌면 남을 돕는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움직였던 여자아이는 아동성범죄자의 표적이 돼 성인이 된 지금도 그 아픔과 상처를 씻어내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살고 있다. 김근식은 주로 무거운 짐을 들어달라며 어린 초등생 여자아이를 차로 유인해 성폭행을 일삼았다. 이로 인해 김근식은 당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며, 보름 뒤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우리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영화 ‘콘에어’의 미장센이 비행기였다면, ‘늑대사냥’은 배다. ‘늑대사냥’ 상영 2시간 동안 일반 범죄물이 아닌 어떻게 하면 더 잔인하게 인간이 지닌 광기와 잔혹함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것 같다. 할리우드에는 물론 더 잔인한 고어물이 있지만, 국내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게 광기에 사로잡힌 캐릭터와 반전, 파격적인 변신들도 사이사이 끼워넣으며 ‘피’의 상징성을 강조했다. 잔혹에 대한 수위는 런닝 타임이 지날수록 더 파격적이다. 남성 관객들도 일부 씬에서는 두 눈을 감을 정도로 혈흔은 2시간 내내 분수처럼 공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지난해부터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역사를 만들어간 ‘오징어 게임’은 미국 최고 권위의 TV 부문 어워드인 에미상의 벽을 뚫고 잘 만들어진 K-콘텐츠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오징어 게임’은 시대를 잘 만난 웰메이드 작품이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전 세계 팬들이 ‘오징어 게임’을 마주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대의 트렌드인 OTT를 통해 전 세계 관객들은 K-콘텐츠가 가진 무한 경쟁력을 느꼈고, 창작자들의 기발한 창의성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이미 국내 시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제작비 50억원대 규모 중소 영화가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제치고 제대로 힘을 내고 있다. 12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 ‘육사오’가 관객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는 코로나 사태, 취업난, 어려운 가정경제 등 팍팍한 현실에 조금이라도 현실을 떠나 웃음을 제공한 코미디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육사오의 절묘한 힘은 영화 2시간 내내 무료함을 없애기 위해 리얼리티와 판타지를 조화롭게 구성했다는 점이다. 로또라는 리얼리티 소재 위에 한창 냉전을 겪고 있는 남북관계를 영화 속에서는 제법 느슨하고 코믹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코로나19가 2년 넘게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일일 확진자가 10만명 밑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감소세를 보이는 코로나19 유행이 추석 연휴를 계기로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 이제는 국민 스스로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고, 필요하면 검사와 처방을 신속하게 받아야한다. 곧 추석 연휴를 앞두고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면서 다시 대규모 감염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대면접촉과 이동량 증가로 인해 추가 확산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코로나19 유행 후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첫 명절이라 모임 인원 제한은 없지만, 의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비싼 관람료가 문제인가 아니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게 문제인가. 여름방학 시즌에 개봉한 국내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침몰하고 있다. 최근 관객수 감소는 영화 산업 자체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관객 감소는 투자사들의 투자 축소와 제작 편수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피해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누릴 권리가 있는 많은 관객에게 돌아간다. 여름 시장에 ‘빅4’로 불리는 한국영화 대작 4편이 개봉했지만 흥행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4편의 대작은 최소 200억 이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2년 반 넘게 코로나19 사태로 오랜 침체를 겪었던 대학로 극장들이 하반기부터 연극, 뮤지컬 공연을 확대하며 회생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학로 일부 극장들은 밀린 월세를 내지 못해 문을 닫는 경우도 늘어났고, 공연도 일부 중단되면서 많은 청소년이 풍성하고 다양한 창작콘텐츠를 접해보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 대학로 극장들은 하루빨리 침체된 대학로에 활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창작콘텐츠를 통해 관객들과 마주해야 한다. 소극장은 연극, 뮤지컬 창작의 산실이며, 관객과 마주하며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의 메카다.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영화 ‘헌트’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배우 출신 감독의 첫 작품이라는 선입견도 흥행 순항을 보면 무색해지고 있다. ‘헌트’는 첩보물 특유의 서사를 바탕으로 1980년대 역사적 시대 배경과 내부 ‘총질’을 통한 2시간 내내의 긴장감과 심리적 충돌이 잘 조합된 영화다. 여기에 영화의 시너지를 이끄는 건 강렬한 액션이다. 눈을 즐겁게 하는 박력 있는 액션으로 보는 즐거움을 높였다. 영화 속에는 1980년대 미장센을 그려내기 위해 광주민주화운동, 아웅산 테러 사건 등을 모티브로 냉랭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 안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영화관이 더위를 피하기 위한 ‘명소’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2년 넘게 직격탄을 맞았던 영화관은 영화 ‘범죄도시2’ 흥행 후 지속해서 활기를 띠고 있는 모습이다. 범죄도시2에 이어 탑건이 불을 지폈고, 여름방학을 맞아 한산과 비상선언이 여름 극장가를 달구고 있다. ‘한산: 용의 출현’과 ‘비상선언’이 지난 6일 박스오피스에서 나란히 흥행 1, 2위를 차지했다. 한산은 누적 관객수 415만 7709명, 비상선언은 누적 관객수 111만 9574명을 동원했다. 특히, 영화 비상선언은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코로나19 전국 확진자들이 최근 평균 10만명 근처를 밑돌며 재확산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도 코로나 재확산에 표적화된 정밀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최근 연예계도 코로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코로나 확진으로 콘서트, 무대인사 등이 잇따라 취소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특히 연일 10만명 확진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 속에서 20대, 30대 수천명, 수만명이 운집하는 대형 콘서트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시민들은 피서철에 관광객들도 몰려오는 상황이다 보니 집단 감염 우려에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서울시가 학업에 지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움츠러들었을 청소년들을 위해 5일 동안의 캠프를 운영한다고 한다. 주제별 교육 프로그램 중심으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5일간 방학 캠프를 운영해 청소년 누군가에게 다양한 체험과 질 높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장기 돌봄이 필요한 학부모에게 도움을 준다고 하지만 사실상 짧은 일정으로 얼마나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제는 단순히 학생이 수동적으로 참여하고 배우는 학습이 아니라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고, 깨닫는 체험형 교육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같은 학교 남학생이 범행 현장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가해 남학생이 성폭행 피해 여학생을 단과대학 건물 3층에서 고의로 떠밀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인하대 가해 남학생은 왜 사건 현장에서 휴대폰을 남기고 떠났을까. 일반적으로 범인들은 분실물을 수거하기 위해 조용히 사건 현장을 다시 찾게 마련이다. 경찰은 숨진 여학생이 5층 학교 건물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3층에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숨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코로나19가 주춤해지면서 청소년들의 성원과 기대 속에 청소년 영상체험학교 전용관이 오는 8월에 오픈한다. 청소년영상체험학교 전용관인 한예극장은 400석 규모의 1관과 200석 규모의 2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8월에 오픈해 9월부터 문화생활 체험에 주목하는 청소년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시작한다. 코로나 사태가 2년 넘게 지속되면서 뮤지컬, 댄스, 연극, 영화 등 문화생활 체험학습이 사실상 중단됐었다. 청소년영상체험학교에서는 촬영현장, 댄스 배틀 현장 등 살아 숨 쉬는 생동감과 함께 청소년들 스스로 의견을 말하고 참여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영문도 모르고 사망한 유나양의 죽음은 자녀가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전형적인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비극이다. 코로나19로 생활고가 심하다고 자녀의 생명을 부모라 해서 강제로 빼앗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유나양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랬던 사람들은 어린아이의 죽음이 가슴 아픈 비극이기도 하지만 죄 없는 아이를 상대로 한 돌이킬 수 없는 범죄는 아닌지 되묻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었던 유나양은 채 피어보지도 못한 채 우리 곁을 떠났다.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엔데믹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면서 극장가에도 활기가 되살아나고 2년간 영화관을 찾지 않았던 관객들도 하나둘씩 선호하는 영화를 택하며 영화 생활을 누리고 있다. 필자가 영화관에서 느낀 점은 지금의 관객 방문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시그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 시대에 개봉을 미뤘던 영화들이 하나둘씩 라인업을 형성하며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특히 6월 들어 오래전에 성공한 작품들의 속편이 쏟아져 나오면서 제작사들이 만족할 만한 흥행 스코어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로 오랜만에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Love Yourself(자신을 사랑하라)’ 등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에 긍정적 메시지를 전한 BTS의 휴식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9년 가까이 글로벌 팬들과 소통하며 K-POP을 알리고 전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던 BTS에게 잠시나마 쉴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보인다.BTS는 앞만 보고 질주하면서도 감정노동에 지쳤고 더 오랫동안 활동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되돌아볼 시간도 갖고 자아성찰의 순간도 가져보는 것은 당연하다.현실적으로 곧 불어닥칠 병역 문제도 BTS에게는 큰 장애물이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만 10~14세 미만)인 촉법소년 제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최근 노인을 심하게 폭행하거나 차량·금품 등을 훔치고 상대 친구를 집단 폭행해도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형사처벌하지 못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범죄를 저질러도 보호처분만 받고 형사책임은 지지 않는 촉법소년법의 허점을 요즘 미성년자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나 촉법인데 왜 소년원에 가야 하냐”라는 말은 주변에서도 흔히 들린다.특히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들이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법망을 피해가는 경우가 있어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극장가에 천만 관객 시대가 다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시대에 첫 천만 관객이 기대되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2’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초로 9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2019년 영화 ‘기생충’에서 마지막으로 끊긴 천만 관객 시대 부활의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한국 영화는 최근 칸영화제의 트로피를 동시에 거머쥐며 겹경사를 맞고 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영화계는 코로나 장기화로 신작에 대한 투자가 연기되면서 영화 시장이 크게 위축돼 있었다.코로나 시대에 천만 관객 영화는 꿈도 꾸지 못했다. 범죄도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관객을 긴장하게 만들고, 몰입하게 만드는 박찬욱 감독과 한국영화의 뉴르네상스를 이끌고 있는 배우 송강호가 칸 영화제에서 새 역사를 쓰고 돌아왔다. 한국영화가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두 개의 주요 상을 모두 휩쓸기는 이례적이다. 이번 칸 영화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됐다.칸에서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거머쥐며 한국영화의 저력을 과시했다. 박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만 벌써 3번째 수상의 영광을 안은 유일한 감독이 됐다. 송강호도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새 역사
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청춘은 이 시대, 저 시대가 없다. 70년대 당시 청춘이나 21세기 청춘이나 뜨거운 열정과 에너지, 끼를 발휘하고 주목받고 싶어 하는 것은 똑같다. 다만, 트렌드에 맞게 입고 있는 옷, 표현 방법만 다를 뿐이다.최근 진행한 오디션 예능프로그램 ‘청춘스타’는 일반 전형적인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돼 보인다. 오디션 지망생들은 ‘착한오디션’이다, ‘무늬’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 스스로의 현재 실력을 평가받고 성장할 수 있는 강력한 성장 리얼리티 오디션을 원한다.지망생들은 간절함도 보여야겠지만 너무 스트레스 받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