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험·경증·중등증·재택환자 대상으로 치료 활용
식약처, 팍스로비드·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 검토 중
내년 2월부터 도입 예정이나 일정 앞당겨질 가능성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백신과 더불어 게임체인저라 불리는 코로나19 먹는(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국내 긴급 사용 여부가 다음주 결정된다.
정부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되면 고위험·경증·중등증 환자뿐 아니라 재택치료자에 대해서도 사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앞서 40만 4000명분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도입을 계약 체결했으며, 이에 더해 추가 구매 협상도 진행 중이다.
김옥수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자원지원팀장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먹는 치료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이 올해 말까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는 먹는 치료제의 국내 도입 일자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전날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긴급사용승인 검토에 착수했다. 또 머크(MSD)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도 지난달 중순부터 검토 중이다.
식약처는 “팍스로비드가 안전성과 효과성을 충분히 확보했는지 여부를 신속하고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며 “승인 시기는 화이자사의 자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제출된 임상과 품질자료 등을 면밀히 검토해 전문가 자문회의,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품의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한 후 긴급사용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팍스로비드와 몰누피라비르는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억제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의 경구용 약물이다.
김 팀장은 “경구용 치료제는 주사제가 아니기 때문에 활용성 측면에서 재택 환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사용대상으론) 고위험·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 재택환자와 고위험·경증·중등증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전날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의 가정용 사용을 처음으로 긴급승인했다.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FDA 긴급사용승인도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미국이 팍스로비드를 긴급승인 한 만큼 국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도입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당초 이날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도입과 관련한 발표를 한다고 예고했지만 발표를 연기했다. 그러면서 FDA의 긴급사용이 전날 승인됐고, 추가 구매 물량이 다음주 더 늘어날 수 있고 도입 일정도 앞당겨질 수 있어 도입 계획 발표를 추후로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40만 4000명분을 선구매로 확보했고 계약 체결했으며, 내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구매계약을 체결한 물량은 몰누피라비르 24만 2000명분, 팍스로비드 7만명분이다. 나머지 13만 4000명분에 대한 구매는 MSD, 화이자, 로슈와 협의 중이다. 정부는 여기에 추가해 구매 물량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김 팀장은 “식약처 승인 현황과 방역 상황, 임상 결과를 종합해서 경구용 치료제가 충분히 확보될 수 있도록 제약사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추가 구매에 대해서도 제약사와 구체적이고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