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자체조사 부실, 전원 징계 등 요구”
쿠팡 “노동청, 신고 내용 일부만 인정”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쿠팡이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가 제기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해 사실 관계를 왜곡하는 허위 주장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은 9일 공공운수노조의 공문에 대한 회신 공문을 전달하면서 “노조에서 4명의 직원을 가해자라 주장하며 중징계를 요구했으나 관할 노동청은 이 중 1명의 일부 발언에 대해서만 문제를 삼았다”고 했다.
이어 “사안의 전체적인 사실관계와 관할 노동청의 판단 내용을 왜곡하는 노조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며 “이 사건과 관련 없는 직원들에 대해 법적 근거 없이 불이익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 간부로 활동 중인 쿠팡 물류센터 직원 A씨는 상사로부터 부당한 간섭 및 협박을 당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접수했다.
진정서에는 상사가 직원 A씨에게 “쿠키런 활동(노조활동)을 하는 것 같은데 먼저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언급을 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위반을 신고했다.
또한 “새로운 업무에 전환배치 당했다”, “사실관계확인서를 작성하게 했다” 등을 포함해 괴롭힘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노동청은 이에 대해 “노조 활동과 관련한 업무 지적을 한 질책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나 다른 주장들은 모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쿠팡은 노동청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해당 노조 간부에게 5개월 유급휴가 및 심리 치료비 지원, 회사 측의 공개 사과, 노동청에서 괴롭힘을 인정하지 않은 직원들에 대해서까지 중징계 및 정신건강 조사, 노조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참여 보장 등의 요구조건을 내건 공문을 발송했다.
쿠팡은 진정서를 접수한 노조 간부에게 5개월의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등의 요구사항이 본 사안에 대해 합리적인 관련성이나 근거를 갖추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쿠팡은 “유급휴가 요구가 수용되려면 그 필요성에 대한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소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납득할 수 없는 사실 왜곡이 계속된다면 회사도 이를 그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노조는 A씨가 진정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해 사측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없다’고 통보했으나, 노동부 인천북부지청으로부터 “노조활동과 관련해 업무지적을 한 질책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진정 처리결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노조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사측의 자체 조사가 부실했다”고 지적하며 쿠팡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집단 괴롭힘 가해자 전원에 대한 징계, 집단 괴롭힘 관련 노동부의 추가조사 등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