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예고편 (출처: 해당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1.10.11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예고편 (출처: 해당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1.10.11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제의 중심이 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관련해 한 세계적인 경제학자가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빠르게 경제회복을 이뤄냈음에도, 오징어 게임이 보여주듯 치솟는 집값과 높은 부채비율 등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저스틴히미네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빛, 불펼등, 죽음’이라는 한국 관련 칼럼을 공개했다.

히미네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발(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지난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던 영화 ‘기생충’을 통해 알아낸 한국사회의 키워드를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빚에 떠밀린 한국인들이 상금 456억원을 얻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생존게임은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부채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집값은 가처분 소득의 약 2배에 이르고, 부채 증가율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앞선다”며 “임금소득은 늘지 않는데 생계비용은 증가하면서 사람들이 대출로 떠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히미네스 이코노미스트는 여기에 금리까지 최저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젊은이들이 빚까지 내 주식과 가상화폐 등 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점을 들며 “경제적으로 성공하는 유일한 길은 투기뿐이라는 게 한국 젊은이들의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또 “가계부채 증가 역시 자산시장 과열에 기름을 붓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 안정을 위해 이미 수많은 대책을 내놨지만, 평균 아파트 가격은 과거 5년 전과 비교해 70% 이상 치솟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일찍이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개혁 목소리가 커졌지만, 정작 변화는 더뎠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경제학자의 지적은 우리 한국 사회 내의 현실 속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암울한 현실 속에서 실제로 청년들은 가상화폐처럼 위험한 선택지를 택하거나, 때로는 삶을 마감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OECD 가입국 중 1위인 자살률, 전체 실업률의 2배가 넘는 청년 실업률 등은 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라 히미네스 이코노미스트는 “노령층 역시 공적연금이나 가족 지원 등 사회안전망의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65세 이상 노령층의 43%가량은 가구 중위소득의 절반 이하를 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현실이 오징어 게임속 참가자들이 바깥세상을 ‘지옥’이라 부르는 이유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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