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과 상생 무시하고 이윤만 추구하는 플랫폼 기업 행태 좌시할 수 없어”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국회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병)이 7일 국회에서 열린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거대 플랫폼기업이 골목상권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며 배달의민족 ‘B마트’와 카카오의 문구·유아용품 사업의 철수를 촉구했다.
코로나19로 중소상인 자영업자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배달의민족, 카카오 등 온라인플랫폼 기업이 골목상권에도 직접 진출하며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배달의민족의 ‘B마트’는 대표적인 퀵커머스 서비스 사업으로 물류창고를 도심에 직접 보유하고, 식자재·생활용품까지 15분~1시간 내에 배달하며 중소상인의 고유영역까지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김성환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배달의민족 김범준 대표를 대상으로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시장앱 점유율의 66%나 차지하고 있는 거대기업”이라며 “2019년 4분기 출시한 ‘B마트’는 1년 만에 매출 1477억원(1억 700만 유로)을 달성하며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B마트 매출액 급증은 역으로 생각해보면 중소상인의 피해규모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B마트의 공격적인 퀵커머스로 인해 곳곳에서 외치는 중소상인의 절규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느냐”며 “지난 7월에는 11개의 중소상인 협회 및 단체가 시장침탈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식자재 납품업과 창고형 마트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신청하고 보호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동산 중개업에 직접 진출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심판이 플레이어 역할까지 하며 공정과 상생을 무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하는 행태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문제”라며 “당장 B마트 사업을 철수하고 중소상인과의 상생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에 임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는 배달의민족 못지않게 뜨거운 감자인 ㈜카카오 김범수 의장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카카오는 계열사가 무려 158개나 달린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 무분별하게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중소상공인을 위협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꽃배달, 카카오 헤어 등 일부 골목상권 충돌 사업에 대한 철수를 선언한 바 있고, 지난 5일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은 절대로 진출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김성환 의원이 카카오에서 받은 자료를 면밀히 살펴본 결과 새로운 사실이 포착됐다. 김 의원은 김범수 의장을 대상으로 한 증인 심문에서 “카카오 계열사 중 포유키즈와 에이윈즈 두 기업의 주요사업을 들여다보니 장난감과 완구, 유아아동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제는 동네 문구점까지 문을 닫게 할 작정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문구소매업은 중소기업적합업종에 버젓이 속해 있어 보호가 필요한 업종”이라며 “골목상권의 빈틈을 비집고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이어온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또한 김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중소상인의 희생을 발판으로 만들어진 혁신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당장 해당 사업을 철수하고, 계열사 전수조사를 통해 골목상권에 충돌되는 사업은 모두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더 이상 골목상권 침해소지가 있는 업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꼭 이행하기 바라며, 카카오가 기존 대기업의 행보를 답습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 강화에도 특별히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