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정국이 본격화 되고 있지만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유력 대선주자의 좌충우돌 행보는 물론, 일부 대선주자들의 상식 밖 언행을 보면 과연 그들이 정권교체의 역량이 있는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이 조금 더 높다고 해서, 또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 목소리가 더 높다고 해서 차기 대선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여전히 현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에 매달려 있는 형국이라면 사실 내년 대선 전망은 더 어둡다.

부동산 편법증여 의혹으로 탈당 요구를 받은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16일 이준석 대표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원 모집에 공이 컸다는 이유였다. 물론 당 차원에서 상을 주고받는 것을 놓고 어떤 시비를 걸 이유는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을 주고받는 이유나 명분보다는 이를 지켜보는 국민의 상식 또는 눈높이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자들의 상식이요, 좀 더 달라진 국민의힘 지도부에 거는 국민의 기대일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사직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상황은 다르지만 뒤이어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의 사직안도 통과됐다. 과거처럼 의원직 사퇴가 한낱 ‘정치 쇼’로 보이던 그런 시절과는 시대가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정성이 통하고 엄중함이 평가를 받게 됐다는 뜻이다. 반대로 거짓과 보여주기 식의 언행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할 대목이다. 이런 점에서 윤 의원과 이 전 대표의 결단은 높이 평가할 대목이며, 이에 화답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결심도 박수를 받을 일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러한 시대 변화에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윤희숙 의원이 사퇴한지 이제 겨우 며칠 지났을 뿐이다. 특히 이철규 의원은 아들과 딸의 부동산 매입과 관련해 중대한 의혹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직접 탈당을 요구했던 이 의원에게 탈당은커녕 표창장까지 수여하는 것은 해도 너무했다. 탈당 요구를 받지 않았던 윤 의원은 의원직까지 사직했는데도 탈당 요구를 받은 이 의원은 반대로 표창장까지 받는 이런 행태를 국민이 과연 어떻게 볼지 참으로 우려스럽다. 게다가 이 대표는 당원을 더 늘리면 자신이 직접 ‘더더블’로 포상을 드리겠다고 했다. 국민을 우습게보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언행이다. 국민의힘은 아직도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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