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마련된 40대 택배대리점주 A씨의 분향소에 영정이 놓여 있다. (출처: 연합뉴스)
1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마련된 40대 택배대리점주 A씨의 분향소에 영정이 놓여 있다. (출처: 연합뉴스)

노조의 괴롭힘 정황 드러나

“고통받는 점주 한둘 아냐”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노조와의 갈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택배 대리점주 사건이 노조와 대리점주 간 갈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점주들은 ‘노조의 갑질’이 지나치게 만연해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리점주 고(故) 이모씨가 근무했던 CJ대한통운 김포 택배대리점 내 택배노조의 SNS 대화방이 공개됐다. 대화방에는 노조원의 노력으로 고인이 대리점을 포기한 상태가 됐다며, 앞으로도 투쟁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있었다. 또 노조원들 사이에서 고인을 두고 오갔던 조롱과 욕설도 포함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리점주들의 협동조합인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대리점연합)은 “이번 사건은 사실 어느 대리점주나 겪고 있는 일”이라며 “노조 조합원의 괴롭힘·폭언으로 고통받는 점주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포 40대 택배대리점주가 남긴 유서. (제공: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
김포 40대 택배대리점주가 남긴 유서. (제공: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회)

김종철 연합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조는 점주가 없는 단톡방에서 조합원들끼리 거칠게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단톡방뿐 아니라 점주에게 직접 이런 폭언을 한다”면서 “욕설이나 반말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노조가 대리점주와 택배기사 사이에 갈등을 불러일으켰다”며 대리점주와 택배기사들이 합의해도 노조가 이를 문제 삼으며 대리점주를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대리점연합 관계자는 공개된 대화방 내용을 두고 “대리점을 차지하려는 것이 괴롭힘의 이유”라면서 “노조의 갑질이 지나치게 만연해 있다”고 했다.

고인의 유족들도 입장문을 통해 “고인이 유서를 통해 노조의 괴롭힘이 극단적 선택을 한 원인이라고 명백히 밝혔음에도, 노조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책임을 묻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고인의 영결식에서 동료들은 택배 차량 100여대에 그를 추모하는 글을 내걸고 운구차를 따라갔다. 이재학 대리점장은 추도사에서 “민주노총이란 거대세력 앞에서 무기력했던 우리가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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