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통계청이 12개월째 취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인다는 내용의 '2월 고용동향'을 발표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구인정보 안내문을 찍고 있다.
통계청이 12개월째 취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인다는 내용의 '2월 고용동향'을 발표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시민이 구인정보 안내문을 찍고 있다. (출처: 뉴시스)

통계청 ‘2021년 5월 고용동향’ 발표

40대 취업자 2015년 11월 이후 감소

도소매업·자영업은 24개월째 뒷걸음질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62만명 가까이 증가하면서 두 달 연속 60만명대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소비가 확대되는 등 경제가 회복되고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며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았던 고용이 점차 살아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30·40대 취업자 수가 여전히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경제 허리층을 중심으로 고용 회복이 더딘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55만명으로 1년 전보다 61만 9000명(2.3%) 늘었다. 지난 3월, 4월에 이어 석 달 연속 오름세를 보였으나 증가폭은 전월보다 작았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크게 확산한 지난해 3월(-19만 5000명)부터 1년 동안 감소했다. 올해 1월(-98만 2000명)에는 1998년 12월 이후 22년 1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그러다가 2월(-47만 3000명) 감소 폭을 좁히더니 3월(31만 4000명)부터 증가세로 전환하며 4월(65만2000명)에는 6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취업자 증가는 수출 호조와 소비 확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유지,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취업자는 전월 대비(계절조정)로도 10만 1000명 늘었다.

산업별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4만 1000명), 건설업(13만 2000명), 사업시설 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10만 1000명) 등에서 증가했다.

제조업 취업자도 전년보다 1만 9000명(0.4%) 늘며 지난해 2월(3만 4000명)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제조업 취업자는 2018년 4월부터 21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1월(8000명) 반등했으나 3월(-2만 3000명)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 4월(9000명)부터 두 달 연속 증가했다.

반면 도·소매업(-13만 6000명), 협회 및 단체·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4만 5000명),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3만 9000명)에서는 감소했다. 도매 및 소매업은 2019년 6월부터 24개월 연속 뒷걸음질했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대표적 업종인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4000명 늘어 4월(6만 1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증가폭은 줄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도매, 상품 중개업자 취업자 감소는 확대됐지만, 소매업에서는 취업자가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개선세를 보이면서 감소 폭이 조금씩 축소되고 있다”며 “도소매업 감소의 경우 온라인 거래 사업자 증가 등 소비행태 변화가 있어 고용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 조기 시행 등의 영향을 받아 60세 이상에서 45만 5000명 늘었다. 20대(10만 9000명)와 50대(10만명)에서도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 반면 30대(-6만 9000명)와 40대(-6000명)에서는 고용 어려움이 지속됐다.

30대와 40대 취업자 수는 2020년 3월부터 15개월 연속 동반 추락 중이다. 특히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1만 2000명)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67개월째 내림세가 이어졌다. 다만 30대와 40대 취업자 감소 폭은 전월보다는 작아졌다.

이는 30대와 40대 인구가 자연감소하고 있고 이들이 주로 종사하는 제조업 분야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가 컸기 때문이다. 다만 30대와 40대 취업자 감소 폭은 축소되는 등 개선세를 보였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보다 13만 8000명 증가하며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고용률도 44.4%로 전년보다 2.2%p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2005년(45.5%) 이후 동월 기준으로 16년 만에 가장 높았다. 고용률은 30대(75.6%), 40대(77.4%), 50대(75.5%), 60세 이상(44.5%) 등 전 연령층에서 상승했다.

종사자별 지위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5만 5000명(2.5%) 늘었다. 상용직 근로자는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 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은 53.8%로 전년보다 0.1%p 상승했다. 임시근로자는 30만 7000명(6.9%)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는 2만명(-1.5%)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에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5만 3000명(1.3%) 증가했으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6만 7000명(-4.8%), 무급가족종사자는 1만명(-0.9%) 감소했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9.5시간으로 0.6시간 증가했다. 취업 시간대로 봤을 때 36시간 이상 취업자와 36시간 미만 취업자 모두 증가했다.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114만명으로 전년보다 77만 5000명(3.8%) 늘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98만 8000명으로 44만 2000명(8.0%) 증가했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9.5시간으로 1년 전보다 0.6시간 증가했다.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되는 일시휴직자는 42만 2000명으로 59만 8000명(-58.6%) 감소했다. 일시 휴직자는 무급 휴직이어도 복귀가 확실하고 무급기간이 6개월이 넘지 않을 경우 취업자로 집계된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1.2%로 1.0%p 상승했다. 모든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오른 가운데 특히 청년층(15∼29세) 고용률(44.4%)이 같은 달 기준 2005년(45.5%) 이후 가장 높았다.

5월 실업자는 114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명 줄어 두 달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15만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실업자는 2월 –39만 3000명, 3월 –3만 2000명, 4월 –6만 4000명으로 3달 연속 감소했다. 청년층(15∼29세)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만 4000명 줄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4.0%로 1년 전보다 0.5%p 하락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35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 6000명(-1.2%) 감소하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활동 상태별로 재학·수강 등(-19만 6000명), 육아(-11만 9000명)에서 많이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단념자는 61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 4000명 증가했다. 취업준비자는 89만명으로 6만 9000명 증가했다.

정 국장은 “3개월째 취업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가 급감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라며 “계절조정취업자 전월보다 4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보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움츠러들었던 청년 구직활동이 고용상황 개선으로 활발해지면서 비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5월 고용동향과 관련해 “취업자 수가 올해 중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등에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 고용 구조변화 선제 대응, 고용 취약계층 지원 방안 등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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