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단지. ⓒ천지일보 2020.11.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여의도 63아트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단지. ⓒ천지일보 2020.11.19

상위 20% 집값 5개월만 1억원 상승

고가주택 2.8억↑ 저가주택 265만원↑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최근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국 상위 20% 주택가격이 처음 평균 10억원을 돌파했다. 가주택과 저가주택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12년 만에 최고로 조사돼 부동산 자산 양극화가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가주택값의 상승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3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5분위(상위 20%) 주택가격이 평균 10억2716만원으로 나타났다. 평균가가 10억원이 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5분위 주택값은 2017년 2월 평균 6억원을 넘긴 뒤 2018년 9월 7억원을 돌파하며 1년 7개월 동안 1억원이 올랐다. 그 후 1년 4개월 만인 작년 1월 8억원을 넘긴 뒤 다시 7개월 만인 작년 8월 9억원을 넘어섰고, 그로부터 5개월 뒤인 지난달 10억원을 돌파했다.

‘1억원 돌파’에 걸리는 기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최근 집값 상승이 얼마나 가팔랐는지를 보여준다. 5분위 주택값은 1년 전과 비교하면 28.6%(2억 2847만원) 올랐고, 2년 전보다는 37.8%(2억 8200만원) 뛰었다.

전국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의 경우 두 달 전인 작년 12월 5분위 주택 평균 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섰다. 서울의 5분위 주택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2억 3543만원(12.9%), 2년 전보다는 4억 133만원(24.2%) 올랐다.

고가 주택값이 크게 오른 사이 저가 주택값은 미미한 수준으로 올랐다.

지난달 전국 주택 1분위 평균가격은 1억 1866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5.8%(65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2.3%(265만원)로 더 줄어든다.

2018년 초강력 규제 정책으로 꼽히는 9·13 대책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2019년 전국의 3·4·5분위 주택가격은 0∼6% 수준으로 오름폭이 줄고, 1·2분위 주택값은 오히려 2∼3% 내려간 영향이다.

1분위 주택값은 2년 전인 2019년 1월 평균 1억 1601만원에서 작년 1월 1억 1216만원으로 3.4%(385만원) 떨어졌고, 작년 들어 다시 오르기 시작해 지난달 1억 1866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2년 동안 5분위 주택값이 2억 8천만원 넘게 오르는 사이 1분위 주택값은 300만원도 채 오르지 않은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달 전국 주택의 5분위 배율은 8.7로, KB 통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의 중소 도시 집값은 큰 변동이 없지만, 서울 등 수도권은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으며 고액 연봉자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랐다”며 “자산 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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