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4일 한 40대 여성이 경기 남양주 소재 총화종 수진사에 방화를 저질렀다. 사진은 수진사의 대웅보전. (출처: 수진사 홈페이지 캡처)
지난 10월 14일 한 40대 여성이 경기 남양주 소재 총화종 수진사에 방화를 저질렀다. 사진은 수진사의 대웅보전. (출처: 수진사 홈페이지 캡처)

3일 개신교인의 수진사 방화사건 사과 

“타종교 혐오·차별·훼손 행동 근절돼야”

[천지일보=최윤옥 인턴기자] 진보 성향의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경기도 남양주시 수진사 방화사건에 관련해 깊이 사과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종교간대화위원회는 경기도 남양주시 수진사 방화에 관련해 “지난 화재가 기독교 신자의 고의적인 방화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피해를 입은 수진사와 모든 불자들과 수진사 인근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모두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3일 밝혔다.

NCCK는 입장문을 통해 “신앙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웃 종교의 영역을 침범하고 가해하고 지역주민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이렇게 타 종교를 혐오하고 차별하며 그 상징을 훼손하는 행동은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앙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하는 현실이 안타까우며 이런 행동은 그리스도의 뜻이 아니다”라며 “어떠한 신앙도 이웃의 안전과 평온한 삶을 깨뜨리는 명분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온 인류가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시기에 분쟁의 중심에 종교가 있다는 불편한 현실이다”며 “함께 생태위기 극복을 위해 종교인이 먼저 나서야 하는 이때 이와 같이 수진사화재로 그리스도인을 좌절하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진사 방화자의 광신적이며 배타적인 신앙 행태를 평하기에 앞서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이번 일로 상심하셨을 모든 불자께, 인근 지역 주민들께, 그리고 관련 당국에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한 40대 여성이 경기 남양주 소재 총화종 수진사(주지 남정스님)에 방화를 저질렀다. 수진사는 이 화재로 전각 한 동이 불에 타는 등 2억 5000만원 가량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40대 여성 A씨는 경찰조사에서 "신의 계시가 있었다"며 범행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여성이 개신교인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 여성은 과거에도 사찰 현수막에 불을 지르고 돌을 던지는 등 폭력 행위를 반복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수진사 관계자는 이날 천지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방화자는 구속된 상태이며 생활이 어려워 오히려 도와줘야 할 불우한 이웃”이라며 “피해청구는 포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경찰에 맡기고 불탄 전각을 복원하는데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신교인의 사찰 방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 수진사 방화 사건에 대해 불교계는 분노를 표출하며 개신교인의 ‘단속’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종평위, 위원장 도심스님)는 지난 2일 성명서를 통해 “과거 부산 범어사와 여수 향일암 등 천년고찰을 비롯한 다수의 사찰이 개신교인의 방화로 피해를 입거나 불상 훼손도 반복되고 있다”며 “개신교단의 지도자와 목회자는 신자들을 올바로 인도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신교는 폭력과 방화를 양산하는 종교가 아닌 화합의 종교로 거듭나라”며 “개신교 지도자와 목회자들은 신자들의 이 같은 반사회적인 폭력행위가 개신교 교리에 위배된다는 점을 명확하게 공표할 책무가 있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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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옥 인턴기자 bar0077@newscj.com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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