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열암곡 통일신라 마애불상. (제공: 문화재청)
경주 남산 열암곡 통일신라 마애불상.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1000년 넘게 땅을 보며 앞으로 고꾸라져있는 경주 남산 열암곡 통일신라 마애불상을 바로 세우기 위한 연구가 진행된다.

문화재청은 마애불상의 원위치와 방향을 확인하고, 불상의 주변 지역 정비와 안정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2007년 5월 발견된 마애불상은 오뚝한 콧날과 아래쪽 바위 사이의 간격이 5㎝에 불과해 큰 화제를 모았다.

8∼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상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460㎝, 발아래 연화대좌가 100㎝이며, 전체 높이가 560㎝에 이를 만큼 거대하다. 총 무게도 70∼80t에 달해 불상을 세우는 입불(入佛)이 쉽지 않았다.

이 불상이 약 40도 경사로 고꾸라진 정확한 이유는 규명되지 않았으나, 엎어진 덕분에 풍화 작용을 거의 겪지 않아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볼륨 있는 얼굴과 날카로운 눈매, 도톰한 입술, 좌우로 벌어진 발이 특징으로 꼽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수행 중인 마애불상 원위치 추정 연구에서는 불상 바닥 부분에서 지름 2.54㎝, 길이 5㎝인 시료 5개를 채취한 뒤 주변 암반에서 얻은 시료와 비교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또한 마애불상 불두 활동방지 시설 설치, 석축·비탈면 등 주변 지반 안정화, 배수체계 개선을 위한 방안도 제시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오는 8월까지 이어질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마애불을 보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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