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제29회 속회를 열고 제24대 대표회장 선거를 진행한 가운데 엄기호 목사가 당선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7](https://cdn.newscj.com/news/photo/201802/413098_374686_1419.jpg)
선거불복 소송 원천봉쇄… 엄기호 목사 “앞으로 세상법 소송 제기자는 제명”
[천지일보=강수경 이지솔 기자] 27일 열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제29회 속회 선거에서 제24대 대표회장으로 엄기호 목사가 선출됐다. 총 투표인원 218명 중 기호 1번 김노아 목사는 67표, 기호 2번 엄기호 목사는 145표, 무효 6표로 집계됐다. 엄기호 목사는 78표 차로 압도적인 차로 당선됐다.
엄 목사는 당선 소감발표에서 “이제는 사회법에 고소고발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도덕·윤리적 차원이 더 높은 우리가 왜 자꾸 사회법에 가서 고소 고발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또 엄 목사는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와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등과 통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보수 개신교계가 주장하는 세법, 동성애 등 문제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대표회장 선거는 잡음이 컸다. 개회를 선언하자 일부 총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노아 목사를 지지하는 총대들은 대표회장 후보가 2인이 된 데 반발했고, 반대하는 측은 김노아 목사가 발언을 하자 퇴출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임시의장 김창수 목사가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전광훈 목사가 제기한 선거금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선거의 명분을 강변한 후에서야 선거가 진행될 수 있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2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제29회 속회를 열고 제24대 대표회장 선거를 진행한 가운데 총대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27](https://cdn.newscj.com/news/photo/201802/413098_374687_1419.jpg)
앞서 선관위가 후보자들의 정견발표를 별도로 갖지 않는 대신 선거 당일 5분 발언권을 부여하기로 함에 따라 이날 후보들의 발언시간이 있었다.
기호 1번 김노아 목사는 자신이 세 번째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출마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기총 소속 교단의 권위 보호와 한기총 위상회복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기총 대표회장을 뽑는 선거법을 바꿔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현 선거에서 당선 되는 측은 반대되는 측을 마치 이단 같이 퇴출시키고 원수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목사는 “매년 선거 때마다 한기총의 원수가 되는 이가 생기니 한기총이 발전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국가보조금을 언급하며 정치권과의 유착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 목사는 “불교는 연간 4000억을 국가지원을 받는데, 한기총은 1억의 보조를 받는다고 하니 말이 안 된다”며 “국가와 국회의 협조로 한기총을 돕는 것이 국가의 큰 유익이 된다는 것을 국가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기호 2번 엄기호 목사는 한기총이 하나 되는 일과 영적싸움을 지속하겠다고 발표하며 자신의 후보자격 박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엄 목사는 “당선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기호 2번을 부여받고 선서까지 했는데, 후보자격을 박탈되는 수모가 어디에 있느냐. 한기총 얼굴을 망치는 일을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는 당선될 시 한기총 내부 사안으로 세상법에 소송을 제기하는 교단과 회원은 제명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소송으로 연기된 선거… 후보 탈락 위한 소송까지
한편 이번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소송 선거’라고 불릴 정도로 소송·고발이 많이 제기됐다. 당초 지난달 30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대표회장 선거는 후보등록에서 탈락한 전광훈 목사의 가처분 소송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한 차례 연기됐다.
한기총은 법원의 결정을 수용한다면서 종전에 탈락처리했던 엄기호 목사와 전광훈 목사의 후보자격을 인정해줬다. 전광훈 목사는 발전기금을 납부하지 않아 후보에서 탈락처리 됐다. 엄기호 목사는 서류를 갖추고 발전기금을 납부해 후보 등록을 마쳤다.
후보에서 탈락한 전광훈 목사는 이번 선거도 대표회장선거 금지를 청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진행했다. 당초 단독후보로 출마해 당선이 확실시 됐던 김노아 목사 측에서도 불리해진 상황을 바꿀 묘안이 필요했고, 엄기호 목사의 후보등록 탈락을 청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진행했다.
잇따른 소송이 제기되며 27일 선거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가 되기도 했다. 법원은 22일 심리를 한 후 23일 두 소송 건을 기각했다.
한기총 선관위는 22일까지 소송 취하하지 않을 경우 김노아 목사 측의 후보자격을 박탈하겠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김노아 목사 측은 이날까지 소송을 취하하지 않았고, 다음날 법원의 기각으로 소송이 종결됐을 뿐이다. 이에 소송을 취하하지 않아 후보 자격이 박탈된다는 요건 성립으로 후보자격 박탈이 확실시 됐다. 그러나 한기총은 김노아 목사의 후보자격 박탈에 대한 내부 논란이 일자 단박에 입장을 바꿨다.
한기총 공동부회장 이은재 목사는 25일 교계 언론에 기고문을 내고 한기총 선관위원장이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목사는 소송으로 인한 김노아 목사의 후보자격 박탈 결의 내용을 당사자인 김노아 목사 측은 물론 한기총 총대들에게 공표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소송 건을 문제 삼아 김노아 목사의 후보자격을 박탈하려 했던 한기총 선관위는 논란이 일자 26일 즉각 회의를 열고 종전 결의를 백지화했다. 이에 김노아 목사의 후보자격이 유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