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 이어 3번 문항 오류 논란
교육부, 25일 정답 결과 발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13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천지일보 2025.11.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 13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천지일보 2025.11.13.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 일부 지문과 문항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국어 17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는 주장이 나온 데 이어 3번 문항의 정답이 두 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25일 최종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차영아 교육부 부대변인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의 제기된 건에 있어서 문항별·과목별 심사를 평가원(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통해 하고 있다”며 “25일 오후 5시에 정답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국어 영역에 대한 대학교수들의 문제 제기는 두 차례 이어졌다. 이병민 서울대학교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능 국어 3번 문항의 정답이 두 개로 보인다”며 지문에 사용된 ‘단순 관점(the simple view of reading)’ 이론 설명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언어 이해는 말로 듣거나 글로 읽은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으로, 중심 내용 파악하기, 추론하기 등을 포함한다’는 설명은 틀렸다”며 “글 읽기 경험으로 언어 이해 능력을 향상할 수 없기 때문에 3번도 답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수능이 지문에서 정답을 찾는 시험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국가시험에서 이론 자체를 틀리게 제시했다면 이는 문제가 된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필립 고프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전 명예교수가 제시한 이 이론을 10년 넘게 연구한 전문가다. 그는 지나치게 난해한 지문 출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교수는 “출제 당국이 고3 학생들에게 ‘난수표’ 같은 글을 제시하고, 학생들은 글을 이해하기보다 답만 맞히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충형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도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수능 국어 17번 문항에 답이 없어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17번 문항은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을 다룬 지문을 바탕으로 갑·을의 견해 중 옳은 것을 찾는 문제다. 이 교수는 칸트를 연구해 온 자신도 지문을 이해하는 데 20분 걸렸다고 밝혔다.

수능 문항 오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2016학년도 수능 국어 A형 19번 문제의 정답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행정소송으로 이어졌으나, 법원은 평가원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까지 총 33차례 치러진 수능에서 평가원이 출제 오류를 인정한 경우는 7차례, 총 9개 문항이다.

두 교수의 문제 제기 외에도 올해 수능에 대한 이의 신청은 675건으로 지난해(342건)의 두 배에 달한다. 그러나 복수 정답 인정이나 문항 무효 처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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