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산책이 전통 퍼포먼스·요가·가족 하이킹으로 재해석된 4일간의 축제
[천지일보=최치선 여행전문기자] 11월 15일부터 23일까지, 서울관광재단이 주최한 ‘서울 에코 하이킹 페스타’가 남산골한옥마을을 출발지로 도심 속 산을 색다른 방식으로 즐기는 체험형 축제로 열리고 있다. 전통 복장부터 요가까지 테마별 하이킹이 구성된 이번 행사는 시민과 외국인 모두에게 자연과 문화의 조화를 맛볼 기회를 제공한다.

첫날 열린 ‘퍼포먼스 하이킹’은 조선시대 여행자를 연상시키는 한복 스타일 복장을 입고 약 5.4km를 걷는 코스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출발해 남산도서관, 남산 N타워, 벚꽃길 등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을 함께 누비며 단풍이 절정에 달한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약 187명, 그중 외국인 60여 명이 참여해 도심 속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체험했다.
한복 복장은 단순한 의상이 아니었다. 갓, 족두리 등 조선 시대 소품을 직접 만들어 걸친 이들은 마치 과거에서 온 여행자처럼 행진했고, 이색적인 퍼레이드 장면이 만들어졌다. 중간중간에는 ‘산적 습격’이나 ‘암행어사 검문’ 같은 조선 시대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마당극이 펼쳐지며 몰입감을 더했다.
행렬이 쉬는 구역에서는 북청 사자춤 공연이 펼쳐졌고, 참가자들은 춤사위와 고전적 복장이 어우러지는 풍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남겼다. 프랑스에서 온 참가자 카미유(32)는 “한복을 입고 남산을 걷는 것은 한국 등산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고, 유튜버 ‘산 속에 백만송희’(본명 백송희) 씨도 “외국인과 함께 걷는 경험이 새롭고 정례화되면 의미가 클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에는 난이도가 다른 두 코스를 골라 완주하는 ‘챌린지 하이킹’이, 22일엔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까지 참여할 수 있는 ‘온 가족 하이킹’이 열린다.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하이킹 전후로 요가 세션이 마련되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는 ‘웰니스 도보’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전부 무료다. 참가자는 사전 등록으로 참여했으며, 현장에서도 일부 자리가 비면 즉석 등록이 허용된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남산은 서울의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산을 활용한 관광 콘텐츠를 지속 개발해 시민과 외국인 모두에게 사랑받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