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올해만 세 번째 중대 사고
그룹 안전 조직도 개편… 전문가 투입
외주·고위험 작업 안전관리자 상주 의무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포스코가 잇따른 산업재해로 인명 피해가 계속되자 포항제철소장 교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그룹 차원의 안전 혁신을 직접 이희근 사장이 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조치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전날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유해가스 흡입 사고와 관련해 이동렬 포항제철소장을 전격 보직 해임했다. 후임 소장은 두지 않고 이희근 사장이 직접 제철소장을 겸임해 사고 원인 규명과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총괄할 예정이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전날 슬러지(찌꺼기) 청소 작업 중 야외 현장에서 작업자 3명이 유해가스를 흡입해 심정지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났다.
이보다 앞선 5일에는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공장에서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해 포스코DX 하도급업체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화상을 입었다.
올해 3월에도 포항제철소 냉연공장에서 포스코PR테크 직원이 설비 수리 중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정부가 중대재해 감축을 핵심 정책으로 강조해온 가운데 중대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책임 경영’ 차원의 인사 조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안전 전문 자회사인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의 유인종 대표를 회장 직속 ‘그룹안전특별진단TF’ 팀장에 임명했다. TF는 포스코 및 계열사 전 현장에서 사고의 근본 원인을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유 대표는 삼성물산 안전기술팀장, 쿠팡 안전 부문 부사장을 거친 업계 대표 안전 전문가로, 화학·건설·설비 분야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포스코는 지난 9월 스위스 SGS·dss와 협업해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출범시키며 그룹 차원의 안전 혁신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는 외주 작업과 고위험 작업에 대해 안전관리자 상주 의무를 강화하고, 포스코 및 관계사가 상호 점검·소통하는 방식의 현장 안전 체계를 확대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번 사고를 당한 근로자들이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신속히 제공하겠다”며 “그룹 전체 안전관리의 체질을 바꾸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